[베스트 애널리스트 추천 전략]
2025년은 한국 자본시장의 ‘거버넌스 원년’으로 기록될 만하다. 2차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며 이사의 주주충실의무 조항이 신설되고 이사회 책임 강화 및 대주주 전횡 방지 장치가 법적으로 정착되었다. 그 결과 기업들은 주주이익 중심의 경영기조를 강화했고 외국인 투자자 신뢰 회복과 함께 코스피가 4000pt를 돌파하는 데에도 거버넌스 개선 효과가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2026년 하반기부터는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2인 이상 확대)이라는 제도적 변곡점이 도래한다. 2025년 8월 통과된 2차 상법개정에 따라 자산 2조원 이상 대규모 상장사는 더 이상 정관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 2026년 9월 10일 이후 첫 이사·감사위원 선임 시부터 의무 적용된다. 또한 감사위원 분리선출 대상이 기존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소수주주와 외국인 투자자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실질적으로 열리게 된다.
이와 함께 3%룰(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합산의결권 제한)의 적용 범위도 대폭 확대된다. 2026년 7월 23일부터는 사외이사 여부를 불문하고 감사위원 선임 시 일괄적으로 제한이 적용된다. 이러한 변화는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축소시키고 기업지배구조의 균형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는 핵심 계기가 될 것이다.
현장에서는 집중투표제 시행을 두고 ‘이사회 다양성 강화’와 ‘경영권 불안’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공존한다. 소수주주 권익 강화, 외국인 투자자 신뢰 제고, 이사회 내 견제와 균형 강화라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는 반면 단기적으로는 경영권 분쟁 및 이사회 내 갈등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그러나 제도 시행 초기의 불확실성은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의 거버넌스 구조가 글로벌 스탠더드에 근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2025년 하반기부터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시장 베타(β) 상승을 견인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법개정에 따른 제도 신뢰도 제고가 환호를 불러일으켰다. 투자자들은 이제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적 주주가치 제고를 중시하는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는 ESG 프레임 중에서도 ‘G(Governance)’가 시장 리레이팅의 중심축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2026년은 명실상부한 거버넌스 혁신의 실질적 원년이 될 전망이다.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분리선출 등 제도의 시행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은 이사회 구성, 사외이사 후보군 다양화, 전자주주총회 시스템 정비 등 구체적 대응에 나설 것이다. 동시에 상법개정 3차 논의(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와 자본시장 선진화 로드맵이 병행되며 기업의 투명성, 책임성, 주주환원정책은 한층 진전될 전망이다.
이러한 제도적 진화는 ESG 중 ‘G’의 강화로 이어지고 이는 곧 기업 밸류에이션 상향 및 국가 리스크 프리미엄 축소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거버넌스 개혁의 신뢰 효과와 반도체·AI 중심의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KOSPI 5000pt 시대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결국 2026년 한국 ESG의 핵심 키워드는 ‘G’다. 제도적 투명성과 책임경영이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자본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함께 주주가치를 논의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거버넌스 혁신은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닌, 자본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촉매로 작용할 것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
2025 상반기 ESG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