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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및 전자기기 핵심 원자재인 주석 가격이 t당 4만달러를 돌파하며 올해 들어서만 40% 가까이 급등했다. 대형 주석 광산들의 운영 차질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서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주석 선물은 지난 9일 t당 3만98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들어 이날까지 37% 치솟았다. 1주일 전에는 4만780달러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t당 4만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이후 3년여 만이다.
주석은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솔더링(납땜) 공정’의 필수 소재다. 최근 인공지능(AI) 인프라, 전기차, 재생에너지 부문에서 수요가 대폭 확대됐다. 특히 AI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심의 서버 한 대가 기존 서버보다 훨씬 더 많은 솔더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서버 간 연결이 중요해서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네트워크 장비 사용량이 많다.
반면 세계적으로 공급은 빠듯한 상황이다. 세계 주석 공급의 6%를 차지하는 콩고 ‘비시’ 주석광산은 현지 내전으로 올해 초 생산이 중단된 적이 있었다. 세계 3위 주석 생산국 미얀마에서는 2023년 민족 무장 단체가 자원 보존을 이유로 주석 채굴 및 가공을 중단한 이후 ‘와’ 지역에서 생산 재개가 지연되고 있다. 세계 2위 주석 생산국 인도네시아는 9월부터 정부가 불법 주석 채굴 단속을 강화하면서 10월 정제 주석 수출량이 전년 동기보다 54% 급감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 BMI리서치는 “세계적으로 새 주석 광산 개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주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