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차기 Fed 의장은 금리 인하해야"…후보 모두 '금리인하' 지지

입력 2025-12-10 16:17
수정 2025-12-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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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후임 인선 절차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포함한 최종 후보 4인이 곧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면접을 앞두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Fed 후보자로 “즉각적인 금리인하를 지지하는 사람을 임명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리 인하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차기 의장 후보 모두 금리인하 지지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은 10일에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를 면접할 예정이며, 다음 주에도 후보 한 명 이상의 면접 일정이 잡혀 있다. 베선트 장관이 백악관에 차기 의장 후보 4명을 압축해 제시했고 그중 두 명은 케빈 해싯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이사라고 전해진다. FT는 “해싯 위원장이 여전히 유력한 후보이긴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그가 대통령과 너무 가깝고 금리를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추가 면접을 계속하기로 한 결정은 해싯의 선임이 확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에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 두어 명을 보려고 하고 있지만,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당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즉각적인 금리 인하에 대한 지지가 사실상 차기 Fed 의장을 선택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검증 기준)가 되는지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검토 대상 후보들 모두가 추가 완화를 지지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고도 짚었다. ○해싯 “금리인하 압박에 굴복 않을 것”현재 분위기로는 해싯의 지명이 유력하다. 미 경제매체 CNBC의 금융시장 관계자들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4%는 트럼프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76%는 차기 의장이 파월 의장보다 더 비둘기파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백악관 행사에서 해싯을 '잠재적 Fed 의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다만 통상 임기보다 해싯 위원장이 짧게 재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선트 장관을 Fed 의장으로 임명하고 싶다는 뜻을 수차례 밝혔지만, 베선트 장관은 의장직을 고사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만약 해싯 위원장이 짧게 Fed 의장으로 재직한 후 물러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기 후반에 베선트 장관이 Fed 의장이 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싯 위원장의 임명과 관련해 시장에서는 Fed의 독립성이 위협을 받을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해싯 위원장은 대통령의 압력에 굽히지 않고 자신의 판단에 따라 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해싯 위원장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금리 인하를 지시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냥 옳은 일을 하면 된다”며 “만약 인플레이션이 2.5%에서 4%로 올랐다면 그러면 금리를 내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어 “(내) 판단과 정파적이지 않겠다는 확고한 약속에 의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향후 금리 인하 폭과 관련해서는 “데이터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다면 지금처럼 그럴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Fed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현재 예상되는 0.25%포인트 금리 인하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해싯 위원장은 “그렇다”고 답하며 ‘빅컷’(0.5%포인트 인하)도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