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이 자산’…연체는 신용 관리의 가장 큰 적

입력 2026-01-05 06:00
수정 2026-03-12 14:01
[군 장병 재테크]입문편 5. 신용점수, 인생의 첫 자산


우리는 흔히 자산이라고 하면 눈에 보이는 돈, 부동산, 주식 등을 떠올린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신용(credit)은 이 모든 유형 자산을 움직이는 무형의 자본이다. 경제활동에서 신용은 돈을 빌려 쓰거나 물건 또는 서비스를 미리 사용한 뒤에 약속한 날짜에 갚는 것을 믿는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예전에 돈을 빌렸을 때 잘 갚았는지 등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신용을 잃으면 단순히 돈을 빌리기 어렵다는 정도만 불편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 물, 인터넷, 대중교통, 휴대전화 등 일상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서비스도 우리의 신용을 바탕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디지털 세상에서 이뤄지는 서비스는 대부분 신용 거래를 통해 가능하다. 신용은 단순히 돈을 빌릴 수 있는 힘이 아니라 ‘나를 믿어주는 사회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신용 관리가 30년 금융 생활 좌우

신용이 높은 사람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낮은 이자로 쉽게 많이 빌릴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신용이 낮은 사람들은 은행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없어 높은 이자의 대출이자를 부담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대부업체 등에서 구하게 된다.

이때 사용하는 지표가 바로 ‘신용점수(credit score)’다. 이는 마치 금융 성적표와 같다. 군 복무 기간을 포함해 20대는 금융 이력을 처음 만들어 가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며, 이때 형성된 금융 거래 성적은 향후 30년 이상의 금융 생활을 좌우한다. 따라서 신용 관리는 선택이 아닌, 미래 기회를 선점하기 위한 필수적인 자기 관리다. 실제로 금융 거래 경험이 적은 청년들은 낮은 금융 이해력과 무관심으로 신용점수 관리를 소홀히 하기 쉽다. 신용점수가 낮을 때, 직면하게 될 불이익을 살펴보도록 하자.

① 높은 대출이자 부담
우선, 대출 금리부터 차이가 난다. 신용점수 차이가 대출 금리 0.1%포인트 차이를 만들 수 있다. 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전세자금 같은 목돈이 필요한 경우, 대출 1억 원을 받는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낮은 신용점수로 인해 발생하는 추가 이자 부담은 수백만 원에 달할 수 있다.
(예) 1억 원 대출 시, 금리 4% vs 5%의 연간 이자 차이는 100만 원이다.

② 대출 거절
또한 금전이 필요할 때 대출 이용이 어렵게 된다. 누구나 소득과 지출이 불일치하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병원비·실직 등)에 대처를 위해 대출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신용으로 필요한 자금을 빌리려는데, 대출한도가 줄어들거나 대출 승인이 거절될 수 있다.

③ 신용카드 이용의 어려움
생활비 중 고정비용(관리비·보험료·휴대전화 요금 등)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편리한 점이 많다. 우선 할인·적립 등 부가 혜택과 함께 매월 카드 이용실적을 채우기 위한 불필요한 소비를 막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낮은 신용점수 때문에 신용카드 발급 심사가 까다로워지고, 카드 사용한도가 낮아지면 생활비를 융통성 있게 꾸려 나가는 데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신용점수 산정 방법과 점수 높이는 비결

우리나라에는 개인의 신용을 평가해서 신용점수를 산출하는 대표적인 신용평가 회사로 NICE, KCB가 있다. 개인의 금융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기준에 따라 산용점수를 산출한다. 이때, 신용점수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는 다음과 같다.

그러면 신용점수를 올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실한 금융 거래 외에도 세금, 공과, 통신요금 등과 같은 비금융 정보로 신용점수를 올릴 수 있다. 다만 비금융 정보는 자동으로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직접 신청해야 신용점수 가산점을 받을 수 있다.
비금융 정보를 신용평가 회사(NICE의 나이스지키미·KCB의 올크레딧)에 직접 제출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소득세, 지방세 등 공공요금 납부내역과 아파트 관리비, 도시가스 요금, 통신비 등을 6개월 이상 성실하게 납부한 이력이 반영된다.

그렇다면 어디서 신용점수를 확인할 수 있을까. 개인신용평가 회사인 NICE, KCB에서는 1년에 3회까지 무료 조회 및 보고서 발급이 가능한 전국민신용조회 무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금융 회사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간편하게 나의 신용점수를 확인하는 것도 가능하다.

연체 정보는 모든 금융 회사가 공유

연체(late payment)는 개인의 신용평가에 가장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신용 관리의 핵심은 ‘연체하지 않기’다. 연체는 소액이라도 단 하루라도 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통신비(휴대전화 요금), 공과금(전기·가스·수도), 심지어 작은 쇼핑몰의 할부 결제대금 등 소액이라도 연체가 발생하면 신용점수가 크게 떨어진다.

연체 정보는 공유되고 연체 기록은 장기간 감점 요인으로 영향을 준다. 단기연체정보(5영업일 이상·10만 원 이상의 연체)는 모든 금융 회사에 연체 정보가 공유되고, 신용점수를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장기연체정보(90일 이상 연체)는 금융채무 불이행자(구 신용불량자)로 등록돼 신용 거래(신용카드·대출 발생 등)가 중단되고, 이 기록은 연체액을 모두 갚은 후에도 최장 5년간 신용점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군 장병 및 청년들은 특히 휴가나 훈련 중 자동이체 잔액을 확인하지 못해 연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자동이체 계좌에 충분한 잔액을 확보하거나 가족에게 관리를 부탁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그 밖에 이와 같은 연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실천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① 자동이체
주기적인 결제대금은 자동이체를 이용한다. 자동이체를 이용하면 자신의 부주의로 발생할 수 있는 연체를 방지할 수 있다. 또 은행에서는 자동이체도 거래실적에 포함되므로 신용에 긍정적인 효과를 갖고 온다. 휴대전화 요금, 공과금, 카드대금 등 모든 정기 지출은 자동이체로 설정해 결제일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한다.

② 대출은 신중하게
인터넷이나 전화 등을 통한 대출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대부분 고금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금융사기에 휩쓸릴 가능성도 있기에 더욱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소득 대비 부채상환비율은 25% 수준으로 채무 규모를 설정해 갚을 능력을 고려한 대출 이용이 바람직하다.

③ 연락처 변경 통지
금융 회사에 이메일, 전화번호 등의 변경을 통보해야 금융 회사로부터 연체 시 바로 안내를 받아 해결할 수 있다. 깜빡하고 연체일수가 쌓일 수 있었지만, 금융 회사의 알림 서비스를 이용하면 신속하게 연체를 해결할 수 있다. 대출이든 신용카드 사용이든, ‘내가 갚을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지출해야 한다. ‘빚 돌려 막기’는 빚굴레로 빠지는 지름길이다.

④ 주거래 은행
급여 이체, 공과금 납부, 적금 가입, 체크(신용)카드 사용 등 거래실적은 한 은행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해당 은행에서 우대 혜택을 받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해당 은행의 신용평가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거래 기간이나 거래실적은 금융 회사의 자체신용평가(CSS)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⑤ 건전한 신용 거래 이력 쌓기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운 청년이라도 체크카드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크카드 월사용액이 일정 기준(예: 30만 원 이상)을 충족할 경우 신용점수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신용카드는 총 한도의 30~50% 이내로 연체 없이 사용하고, 리볼빙과 카드론, 현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군 복무 기간은 목돈을 마련하고 건전한 금융 습관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다. 월급의 대부분을 저축할 수 있는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군 복무 중 급여 이체와 적금 가입 등을 주거래 은행에 집중해 거래실적을 쌓아 두면, 전역 후 주택 관련 대출이나 기타 금융 상품 이용 시 우대 금리 및 한도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용은 ‘내가 남에게 빚진 것을 성실히 갚을 능력’을 증명하는 사회적 자본이다. 군 복무 기간 동안 훈련에 성실히 임하며 건강한 체력을 만들 듯이, 금융 습관을 성실히 관리해 건강한 신용이라는 첫 자산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튼튼하게 쌓은 신용은 전역 후 여러분이 원하는 대학 진학, 취업, 결혼, 주택 마련 등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든든한 버팀목이자 강력한 경쟁력이 돼줄 것이다.

최윤화 신용회복위원회 신용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