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섰다. 2022년 이후 4년 연속 기록이다.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관광객 방문 확대가 흐름을 끌어올렸고, 지난해 바가지 논란과 해외여행 수요 증가로 발길을 돌렸던 내국인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제주 관광객 1300만 돌파…외국인 17.5% 급증
10일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1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총 1301만5036명(잠정)이다. 지난해보다 하루 늦게 1300만명을 돌파했지만, 연말까지 지난해 연간 방문객(1378만명)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 대비 17.5% 늘어난 데다 내국인 수요 감소 폭도 계속 줄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증가세는 중국 시장 회복이 주도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대상 무비자 제도가 전국으로 확대됐음에도 제주 선호도가 유지된 게 컸다. 올해 9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173만8886명 가운데 중국인은 128만3908명으로 약 70%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111만4405명) 대비로는 15.2% 늘어났다.
다만 중국인 단체객 무비자 입국은 지난 9월29일부터 허용된 만큼 10월 수치는 일부 변동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전국 비자 면제 조치는 중국인들의 한국 방문 자체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전체 방한 관광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효과를 가져와 제주도 관광객의 절대 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령' 수혜 기대감…수요 흡수가 '관건'
최근 중국과 일본의 갈등 장기화에 따른 '한일령'에 중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취소가 이어지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중국 주요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권의 무료 취소·변경 정책을 이달 말에서 내년 3월까지 연장했고, 일부 노선은 운항 취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현지에서는 일본 대체 여행지로 한국이 부상하고 있어 제주가 이 수요를 얼마나 흡수하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령 반사이익을 제주가 볼 것이란 기대도 나오지만 서울·부산 등 주요 도시는 물론 동남아도 대체 여행지로 언급된다"며 "제주가 경쟁에서 밀리지 않도록 관광편의 제공 등 수요 확보를 위한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잇따른 논란에 외면했던 내국인…감소폭 줄여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1121만2986명) 대비 3.1% 줄어든 1086만8502명을 기록했지만, 감소 폭을 꾸준히 줄이고 있다.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10.2%에서 7월(-8.7%), 8월(-7.4%), 9월(-6.6%), 10월(-4.7%), 11월(-3.4%)로 완만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비계 삼겹살', '바가지 요금', '불친절' 등 각종 논란이 이어진 데다 연초부터 해외여행 수요가 폭증하면서 감소한 내국인 관광객이 1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제주도는 수요 감소에 대응해 지난 2월부터 '제주관광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 국내외 마케팅 등을 통해 수요 촉진 전략을 펼쳐왔다.
지난 6월부터는 국내 단체여행객을 대상으로 지역화폐인 탐나는전 지급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도는 이러한 노력의 성과로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호텔업계도 내국인 수요 활성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연말 패키지 판매와 가족 단위 숙박 예약이 빠르게 증가하며 수요 반등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호텔업계는 콘텐츠, 식음, 웰니스 등 특화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전략을 내세워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수요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