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농수산물 도매시장, 첨단 물류허브로 변신

입력 2025-12-09 17:48
수정 2025-12-10 00:53

국내 3대 공영도매시장인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이 온·오프라인 물류와 풀필먼트 서비스가 융합된 첨단 도매시장으로 탈바꿈한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물류 전문기업이 판매자를 대신해 상품 준비, 포장, 배송 등 물류 전 과정을 대신 수행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대구시는 북구 매천동에 있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달성군 하빈면으로 확장 이전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최근 사업 추진의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하는 절차인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국비 1004억원 등 4460억원을 투입해 현재 15만여㎡인 도매시장을 2032년까지 27만여㎡로 확장한다. 대구시 관계자는 “비용 대비 편익(B/C)이 1.33으로 동일 유형 사업 중 역대 최고의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양대 도매시장 부상 기회 이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거래액 1조2000억원으로 전국 3위인 대구도매시장이 가락도매시장(거래액 6조2000억원)에 맞먹는 규모로 커질 것으로 기대돼서다. 특히 국내 최초로 온라인 물류 기능이 대폭 강화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국내 공영도매시장은 온라인 거래 등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침체의 길을 걸었다. 가락도매시장 거래량은 2020년 237만t에서 지난해 228만t으로, 대구도 같은 기간 55만t에서 50만t으로 감소했다.

김상덕 대구농수산물유통관리공사 사장은 “거래 물량이 증가하는 만큼 정보의 비대칭성이 사라져 농민은 제값을 받고 구매자도 상품성에 맞춘 선택권이 확대된다”고 했다. ◇온라인물류센터 등 물류허브로 변신대구도매시장은 온라인 거래를 포괄하는 물류 플랫폼으로 변신한다. 온라인 주문에 맞춰 입고, 선별, 포장, 출고까지 전 과정을 통합 처리하는 온라인풀필먼트센터(DFC)와 물류센터인 공동배송장(DDC) 기능이 도입된다.

DFC에는 그동안 도매시장을 이용해오던 전통시장, 대형마트, 식당, 대기업 급식회사뿐 아니라 쿠팡·마켓컬리 등 대형 e커머스, 네이버·카카오에 입점한 온라인판매자 등이 새로 편입된다. 시의 용역 결과 기존에 없던 이 기능이 거래 물량의 30~40%에 달할 전망이다. DDC는 중도매인이나 구매자의 물량을 한곳에 모아 권역·차량별로 분류 배송하는 시설을 말한다.

도매시장이 첨단 물류허브로 바뀌면서 물류, 푸드테크, 인공지능과 로봇산업도 육성 전기를 맞을 전망이다. 박기환 대구시 경제국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기술을 융합한 물류와 물류통합관리시스템을 설계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대구가 농산물 거래 데이터 활용과 물류 선진화로 로봇과 AX(AI 전환) 거점 도시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