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英·佛·獨 "美와 영토 문제 이견"

입력 2025-12-09 17:35
수정 2025-12-10 01:40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빅3 정상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만나 미국 주도로 마련된 우크라이나 종전안을 논의했다. 핵심 쟁점인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안과 이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영국·프랑스·독일 정상과 4자 회담을 한 뒤 영토 포기와 관련한 문제에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측 기류는 기본적으로 타협점을 찾자는 것이지만 영토 문제와 관련해 복잡한 이슈가 있다”며 “타협점은 아직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4자 회담에서 논의된 종전안의 구체적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영토 일부 포기를 요구한 기존 종전안을 우크라이나에 좀 더 유리하게 바꿨을 것으로 관측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동부 접전지인 돈바스 영토 전체 양보를 주장하며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포기와 병력 축소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지역을 포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협상 과정에 정통한 유럽 측 고위 관계자는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어떻게 해서든 돈바스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돈바스를 포기하라고 요구하고 있고, 미국은 이걸(이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지 고심하고 있다”며 “가장 현실적인 옵션은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동부 돈바스의 30%를 점유하고 있는데, 이 상태를 유지하는 선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전쟁에서 군사적으로 더 우세한 위치에 있다”며 “(유럽 지도자들이) 성과 없이 대화만 많이 한다”고도 비판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