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9일 13:3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내년 첫 회사채 발행을 놓고 기업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1월은 기관투자가의 연간 투자 집행이 시작되는 시기인 만큼 대기성 자금이 풍부하고, 홍보 효과도 커 전통적으로 선호되는 시기다. 그러나 최근 채권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관투자가들도 투자를 주저하는 분위기라 1월 효과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퓨처엠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화그룹 계열사 내년 초 회사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정 확정에 신중한 모습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에는 기업들이 첫 발행하기 위해 서로 나섰지만 지금은 금리 불안이 이어지면서 서로 눈치를 보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망설이는 이유는 국고채 금리 급등에 있다. 국고채 3년물 만기 금리가 한 달 반 사이 2.520%에서 전날 기준 3.034%로 상승하면서 3년물 AA- 무보증 회사채 금리도 같은 기간 3.027%에서 3.492%로 가파르게 올랐다. 국고채 금리 상승 배에는 재정 부담 확대와 원화 약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시장에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해석되면서 장단기 금리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들은 내년 초 회사채 대규모 만기가 도래하는 만큼 채권시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내년 상반기(1~6월) 약 50조1718억원의 회사채의 만기가 도래한다. 신규 발행을 계획 중인 기업들에 높은 금리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자금시장이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만큼 기업들은 급하게 필요한 자금만 소규모로 조달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기관투자가들도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고채 금리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금리가 정점인지 추가 상승 여지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기업들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