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나래 '주사 이모', 최연소 교수라는데…의사단체 "유령 의대" [전문]

입력 2025-12-08 06:54
수정 2025-12-08 09:43

방송인 박나래 씨가 이른바 '주사 이모'에게서 불법 의료 처치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인물이 스스로 밝힌 학력과 경력을 두고 의료계에서 "존재하지 않는 유령 의대"라는 입장이 나왔다.

젊은 의사와 의대생들로 구성된 '공정한 사회를 바라는 의사들의 모임'(이하 공의모)은 7일 성명을 내고 "A씨는 불법 의료 행위를 부인하며 자신이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했지만 확인 결과 '포강의과대학'이라는 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공의모는 젊은 의사와 의대생을 주축으로, 잘못된 의료 정책과 시스템을 수정하고 바로잡는다는 취지로 설립된 단체다. 그동안 해외 의대 인정과 관련해서도 꾸준한 목소리를 내왔다.

공의모는 "내몽고는 중국 33개 성급 행정구역 중 하나로, 중국의 의과대학 수는 집계 방식에 따라 162개에서 171개로 확인된다"며 "이 가운데 중국의 공식 의대 인증 단체인 '전국개설임상의학전업적대학'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는 162개의 의과대학이 있으며, A씨가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한 '포강의과대학'은 162개 의과대학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의학교육협회(WFME)가 운영하는 '세계 의과대학 목록(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에서도 포강의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공의모는 A씨가 언급한 의대가 '유령 의대'라는 것을 문제 삼는 것과 동시에 설사 중국 의과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더라도 "한국 의사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 "A씨가 설령 중국에서 인정된 의대를 졸업하고 중국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은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중국 의대 졸업자가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한국에서 의료 행위를 한 경우 이는 명백한 불법"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의사가 아니어도 '의대 교수'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는 있다"면서도 "A씨가 실제로 해당 명칭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의사 신분 여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고,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앞서 박나래는 A씨로부터 의료기관이 아닌 자택이나 차량에서 항우울제 처방과 링거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소속사 앤파크 측은 "의사 면허가 있는 분에게 영양제 주사를 맞은 것이 전부"라며 "병원에서 인연을 맺었고 스케줄이 힘들 때 왕진을 요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커지자 A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사 가운 차림의 사진을 게재하며 "12~13년 전 내몽고를 오가며 공부했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최연소 교수로 역임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박나래의 전 매니저를 겨냥해 "내가 살아온 삶을 아냐? 나에 대해 뭘 안다고 나를 가십거리로 만드냐"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렇지만 명백하게 국내 의사 면허증이 있다고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차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다음은 공의모 성명 전문

박나래 ‘주사이모‘ 나온 포강의대, 실체는 ‘유령 의대’

코미디언 박나래 씨의 ‘주사 이모’로 알려진 A씨는 불법 의료행위를 부인하며, 지난 7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자신이 “내몽고 포강의과대학병원에서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이하 공의모)이 확인한 결과, ‘포강의과대학’이라는 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내몽고는 중국 33개 성급 행정구역 중 하나다. 중국의 의과대학 수는 집계 방식에 따라 162개에서 171개로 확인된다. 이 가운데, 중국의 공식 의대 인증 단체인 ‘전국개설임상의학전업적대학’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는 162개의 의과대학이 있으며, 내몽고 지역에 위치한 의과대학은 다음 네 곳뿐이다.

① 내몽고의과대학
② 내몽고민족대학 의과대학
③ 내몽고적봉의대(치펑의대)
④ 내몽고포두의대(바오터우의대)

A씨가 교수로 역임했다고 주장한 ‘포강의과대학’은 162개 의과대학 명단 어디에도 없었다. 또한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에서 확인되는 171개 의과대학 등 다른 모든 집계에서도 내몽고 소재 의과대학은 동일하게 위 네 곳뿐이었으며, ‘포강의과대학’은 존재하지 않았다.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는 한국 의사국가시험 응시 자격이 부여되지 않는다. A씨가 설령 중국에서 인정된 의대를 졸업하고 중국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한국은 중국 의과대학 졸업자를 인정하지 않는다. 따라서 중국 의대 졸업자가 한국에서 의사면허를 취득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며, 한국에서 의료행위를 한 경우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또한 의사가 아니어도 ‘의대 교수’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는 있다. A씨가 실제로 해당 명칭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의사 신분 여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2025년 12월 7일

공정한사회를바라는의사들의모임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