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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는 중동이 “자본가들의 실리콘밸리’로 부상했다고 언급했다.
달리오는 8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랍에미리트(UAE)와 그 주변국들이 막대한 자본과 글로벌 인재 유입을 결합해 자산 관리자와 AI 혁신가 모두에게 매력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AI 허브 중 하나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올해 국가 자본과 글로벌 기술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등 AI인프라 구축을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올해 구글 클라우드와 사우디 아라비아 공공투자펀드는 100억달러 규모로 데이터센터와 AI워크로드를 호스팅하는 글로벌 AI허브 구축을 발표했다. 또 오픈AI와 오라클, 엔비디아, 시스코가 공동으로 UAE에 스타게이트 인공지능 캠퍼스를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달리오는 ”UAE,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지역이 자본가들의 실리콘 밸리가 되면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돈도 들어오고 재능있는 인재도 들어오고 있다”고 답했다.
걸프 지역의 이 같은 변화는 치밀한 국정 운영과 장기 계획의 결과라면서 ″AI와 기술에 대한 열풍이 불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같은 분위기가 여기에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리오는 단기적으로 세계 경제가 불확실한 미래로 향하고 있으며 시장이 거품 상태에 있다는 우려를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1~2년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부채, 미국의 정치적 갈등, 지정학이라는 세 가지 주요 주기가 합쳐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는 ″사모펀드, 벤처캐피털, 차환되는 부채 등 여러 측면에서 시장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며 “거의 모든 측면에서 볼 때, 우리는 거품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버블이 2000년 버블과 유사하지만 1929년의 버블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달리오는 또 2026년에 미국 정치가 더욱 혼란스러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 국가가 빚을 쌓기만 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으로 세금을 올리거나 복지 혜택을 삭감하기 어려워서 꼼짝없이 갇히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재정적 구속이 양극화 심화로 이어지고 좌파 포퓰리즘과 우파 포퓰리즘이 공존한다”는 지적이다.
달리오는 AI랠리가 거품 영역에 있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에게 단지 가치 평가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출구를 찾지 말라고 조언했다.
최근 몇 달 동안 AI 버블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으며, 오픈AI의 샘 올트먼 등은 AI 시장이 버블에 있다고 주장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했던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향후 2년안에 AI 시장 버블이 붕괴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달리오는 ”모든 거품은 기술 혁신이 극심했던 시기에 형성됐다”며 “단순히 거품 때문에 빠져나오고 싶지는 않을 것이며 거품이 터지는 순간을 포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버블이 터질 때 “찌름”(pricking)의 촉매는 대개 자금이 부족해 자산을 강제로 팔아야 할 필요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벤처 캐피털, 사모펀드, 상업용 부동산 분야에서 저렴한 부채가 더 높은 금리로 이월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