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200% 폭등…트럼프 덕에 개미들 '대박' 터졌다

입력 2025-12-08 17:40
수정 2025-12-09 01:1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최근 미국 희토류 광산 업체 MP머티리얼스 주가가 뜀박질하며 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희토류는 ‘중국판 석유’로 불릴 만큼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이 중국에서 나온다. MP머티리얼스는 미국 내 유일한 희토류 광산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이 회사 투자에 직접 나서면서 존재감도 커졌다. 월가에서는 최근 미·중 무역 갈등 완화로 주가가 조정받은 지금이 매수 기회라는 의견이 나온다.

◇실적 반토막에도 투자자 관심 집중MP머티리얼스 주가는 7일(현지시간) 현재 62.0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년간 202.5% 뛰었다. 특히 최근 6개월간 상승세가 가팔랐다.

2년간 매출이 반토막 난 이 회사에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쏠리기 시작한 건 올 상반기부터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월 MP머티리얼스 지분 1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국방부는 골드만삭스와 함께 10억달러를 투자해 1만t 규모의 자석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희토류 자석은 전기차 모터, 로봇, 스마트폰 등 산업 전반에 필수적이다. 국방부는 자석 핵심 원료인 네오디뮴과 프라세오디뮴 산화물에 ㎏당 최소 110달러의 가격 하한선도 보장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가 기업 직접 투자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익에 필수적인 기술 개발을 지원하거나, 금융위기 당시 월가 은행처럼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해 가끔 정부가 행동에 나선다”고 짚었다. 그만큼 미국 정부가 희토류를 핵심 전략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희토류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국가 안보 위협’으로 간주한다. 희토류가 F-35 전투기, 프레데터 무인 드론, 토마호크 미사일 등 방위산업에도 사용돼서다. ◇자체 밸류체인 구축 나서희토류가 실제 산업에서 쓰이기 위해서는 채굴된 원광을 정제한 뒤 금속화, 자석 제조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문제는 중국이 채굴뿐 아니라 정제·자석 제조 시장의 90%가량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화에서 자석 제조까지의 공정 난도 높은 편이다. 특히 미국은 관련 설비가 부족할 뿐 아니라 환경 규제 기준이 높다. MP머티리얼스가 채굴한 원광을 중국에 수출해온 이유다.

미국 정부는 사실상 중국이 독점해온 희토류 시장에서 MP머티리얼스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MP머티리얼스를 수직계열화해 채굴부터 정제, 금속화, 자석 제조까지 한 번에 통제하겠다는 것이다. 수출 대상과 밸류체인도 중국이 아니라 미국 국내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다만 단기 리스크는 존재한다. 중국 수출을 중단하면서 최근 적자가 확대됐다. 지난달 3분기 실적 발표를 보면 이 회사 순손실은 4180만달러로 전년 동기(1120만달러)보다 늘었다. 전체 생산 구조를 바꾸는 일인 만큼 실적을 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최근 미·중 관계가 해빙 모드에 들어가며 주가도 하락했다. 지난 한 달 동안 22%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MP머티리얼스를 ‘성장주’로 바라보고 있다. BMO캐피털은 지난달 이 회사 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목표주가는 75달러로 제시했다. 라지 레이 BMO캐피털 애널리스트는 “잠재 성장 가능성과 최근 주가 하락을 고려할 때 현재 평가는 매력적인 진입점을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널리스트 중 94%가 매수 의견을 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