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사 씨디알아이는 원재료 전 성분을 사람이 검수해왔다. 하지만 수출 시 화장품 아트워크(전개도)를 통해 전 성분을 표기해야 하는데 수작업으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게 분명했다. 인공지능(AI) 기반의 자동 검수 기술을 도입한 배경이다. 자동화한 뒤 전 성분 검수 시간은 이전보다 2.54배 빨라졌고 오류율은 90% 개선됐다. 이는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2023년 18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4억원으로 144% 뛰었다. 기존 직원들은 반복적인 단순 업무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 업무로 전환할 기회가 생겼다.
씨디알아이는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달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AI 전환(AX)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회사처럼 자발적으로 AI를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는 중소기업이 늘고 있다. AI 도입을 통한 제조혁신은 가장 빨리 실효성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이들 기업의 공통된 의견이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업체 PwC의 ‘2024 글로벌 CEO(최고경영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AI를 활용하는 산업의 노동생산성이 4.8배 높아졌고 이들 기업 직원 임금도 25% 늘었다.
부산 기장에 있는 강관 제조업체 더블유에스지도 성공적 사례로 꼽힌다. 반도체용 튜브, 제약용 튜브 등을 주로 만드는 이 회사는 후반 공정인 전해연마 중 부적합품이 발생할 경우 첫 공정부터 재작업하거나 아예 폐기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27%에 달하는 불량률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간 데이터 학습을 통한 전해연마기 투출전류 패턴 예측 및 투입전류 실시간 자율제어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자 부적합률이 27%에서 0.45%로 크게 개선됐다.
중기부는 이같이 성공적인 AI 도입 사례를 늘리기 위해 지역주도형 AI 대전환 사업을 올해 새로 추진하고 있다. AI 전환율이 낮은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확보한 350억원을 지원키로 한 것.
중기부는 공모를 통해 경남, 대구, 울산, 전남, 제주 등 5개 지방자치단체를 이 사업의 주체로 선정하는 등 지역 중소기업을 돕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제조AI센터를 대구, 울산, 충북에 설치해 지역 특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기업별 맞춤형 제조 AI 솔루션을 보급하고 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중소기업의 AI 도입과 활용의 중요성에 대해 전국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라며 “AX를 통한 실질적 효과가 기업 현장에서 나타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