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8일 07:2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성호전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쓰이는 광 트랜시버(광 송수신기) 정렬 장비 업체 에이디에스테크를 인수한다. 성호전자는 이번 인수합병(M&A)을 통해 전통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AI 인프라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는 에이디에스테크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100%를 2800억원 안팎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2800억원 가운데 1500억원은 산업은행 등이 주선하는 인수금융으로 마련한다. 나머지 1300억원 중 성호전자가 700억원을 출자하고, 송광열 에스디에스테크 대표가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형태로 600억원을 재투자하는 구조다. 송 대표는 지분 재투자와 함께 대표직을 유지하며 향후에도 회사 운영을 지속할 예정이다.
2000년 설립된 에이디에스테크는 AI 데이터센터에서 서버 간 데이터를 주고받는 광 트랜시버 생산에 필요한 정렬 장비를 만드는 회사다. 트랜시버 내부의 렌즈, 칩, 광섬유를 나노 단위로 정밀하게 맞추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AI 반도체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실리콘 포토닉스'(차세대 광통신)의 주요 기술로 꼽히기도 했다. 실리콘 포토닉스는 빛으로 서버 간 통신을 처리해 AI 데이터센터의 전력·발열·병목 문제를 줄이는 기술로, 엔비디아·AMD·인텔 등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투어 차세대 네트워크 전략의 핵심 기술로 삼고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에이디에스테크의 주요 고객은 엔비디아 자회사 멜라녹스다. 멜라녹스의 고속 광 트랜시버 생산에 필요한 정렬 장비를 에이디에스테크가 공급하고 있다. 멜라녹스는 초고속 서버 연결 기술을 보유한 네트워크 장비 업체로, 엔비디아가 2020년 69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해 데이터센터 부문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흐름에 회사도 단기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에이디에스테크 매출은 2023년 95억원에서 2024년 635억원으로 6배 이상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억원 미만에서 255억원으로 급증했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실리콘 포토닉스용 정렬 장비를 안정적으로 양산할 수 있는 업체는 극히 제한적"이라며 "기술 장벽이 높은 산업 특성상 공급사가 제한적인 가운데, 실리콘 포토닉스 관련 투자 확대되면서 물량이 많이 늘어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성호전자는 이번 M&A를 계기로 차세대 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본격 전환할 예정이다. 성호전자는 1973년 설립된 전자부품 제조업체로 전원공급장치(SMPS)와 필름 콘덴서를 주력으로 하는 코스닥 상장기업이다. 2021년 창업주 2세대인 박성재 대표 취임 이후 신사업 중심의 체질 개선을 추진해왔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