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손수레 엘리베이터 금지"…아파트 공지 갑질 논란

입력 2025-12-06 16:56
수정 2025-12-06 17:17

한 아파트가 택배 손수레(대차)의 엘리베이터 탑승을 전면 금지하는 공지를 내걸며 '갑질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해당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게시한 '손수레 승강기 금지' 안내문 사진이 올라왔다.

안내문에는 "승강기 내부에 손수레를 끌고 배달하는 행위를 일절 금지한다", "택배 물건 배달 시 손수레로 인해 승강기 내부 바닥 훼손이 발생하고 있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관리사무소는 손수레 바퀴나 고정봉 등으로 인해 바닥에 흠집이 생겨 시설 보호 차원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순한 '주의 요청'을 넘어선 '일절 금지' 조치에 택배 종사자뿐 아니라 주민들까지 반발하며 논란이 커졌다. 일부 주민들은 "반복된 민원과 실제 손상 사례가 있었다"며 조치를 옹호했지만, 다른 주민들은 "과도한 대응"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온라인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그럼 1층에 물건 쌓아놓고 입주민들이 가져가게 하면 되겠다. 결국 불편함은 누가 다 떠안게 되는 건가? 아파트 엘리베이터 무슨 박물관 전시물이라도 되나"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그렇게 소중하면 보호 매트까지 깔아야지 왜 기사만 불편을 감수하나. 입주민들 유모차 장바구니 수레도 다 금지시키는 게 맞다. 아니면 저런 아파트는 아예 배송 불가 지역으로 지정해 버려라"고 지적했다.

반면 다른 이용자들은 "너무 험하게 쓰는 기사들도 있는 건 사실", "승강기 바닥 파손이 잦으니 조치가 필요하다", "수리비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보이며 관리사무소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반응도 내놨다.

이 같은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달 18일에도 한 아파트가 '택배 기사에게 요청하는 5개 준수사항'을 내걸어 비판을 받았으며, 지난 8월에는 '출퇴근 시간대 배송 피하기' 안내문을 부착한 아파트가 온라인에서 갑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