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할인해서 팔아야 할 판"…상계동 집주인들 '분통' [돈앤톡]

입력 2025-12-06 09:06
수정 2025-12-0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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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묶인 가운데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토허제 해제 기대감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강남 수준의 규제를 견디기 어렵다는 주민들의 불만과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이 커지는 가운데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비공개로 회동하자 토허제 해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시장에서 힘을 얻고 있습니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각각 1.49%, 0.59%, 0.89%에 그쳤습니다. 같은 기간 수도권 평균(2.29%)에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데도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에서 서울 전역을 일괄 규제지역으로 묶었고, 집값 상승률이 낮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민심이 들끓었습니다.

규제 이후 이들 지역은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했습니다. 노원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10월 20일부터 11월 말까지 거래된 아파트는 132건에 그칩니다. 토허제 시행 직전 같은 기간 1139건이 거래됐던 것에 비하면 거래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입니다. 강남권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꾸준하지만, 노원구 집주인들은 매수자를 찾지 못해 할인에 나서는 처지입니다.

상계동 A 공인중개 관계자는 "토허제 시행 이후 호가가 5000만원씩 내려간 매물이 많다"며 "규제 이전에도 가격은 오르지 않았고 매수세가 크지 않았는데, 지금은 사실상 거래가 멈춘 상태"라고 토로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토허제 지정을 규탄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항의 집회까지 열고 있습니다.


이런 불만이 가중되는 가운데, 김윤덕 장관과 오세훈 시장이 만나 주택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규제 완화 기대가 고조됐습니다. 국토부는 "토허제는 논의조차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대통령실에서도 "토허제를 길게 끌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냈기에 시장은 국토부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토허제는 길게 끌고 갈 수 없는 임시 조치"라며 "공급대책을 마련하고 시장이 차분해지면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언급해 규제 완화 가능성을 사실상 공식화했습니다. 오세훈 시장 역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만큼, 토허제 해제를 검토할 시점"이라고 반복적으로 주장해 왔습니다.

내달 15일로 예정된 규제지역 지정 관련 행정소송 1심 판결도 변수로 꼽힙니다. 앞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정부의 10·15 대책이 통계 조작에 가까운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판결 결과에 따라 규제의 법적 근거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정부가 일부 지역을 연말께 해제해 부담을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는 노도강,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중랑·성북·은평·강서 등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세가 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토허제가 부분 해제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한강벨트 핵심 수요 지역은 규제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애초 급등 지역이 아니었던 서울 외곽 지역은 규제를 풀더라도 단기간에 폭등할 가능성이 작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과잉 규제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는 점도 정부·여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부분이기에 선별적인 해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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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