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조에 뇌수술로봇까지…2주만에 주가 53% 뜬 고영

입력 2025-12-05 15:25
수정 2025-12-05 15:28

반도체 검사 장비 업체 고영테크놀러지(고영)가 신사업인 뇌수술로봇의 미국, 일본 시장 동시 공략에 나선다. 인공지능(AI) 서버용 반도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주력 제품인 3D 검사 장비 매출이 개선되면서 실적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고영은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애틀랜타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최대 뇌전증 학회 'AES 2025'에 참가해 뇌 수술용 의료 로봇 ‘지니언트 크래니얼(Geniant Cranial)’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AES는 전 세계 난치성 뇌전증의 진단·치료·연구 발전을 위해 의료진과 전문가들이 모이는 가장 규모가 큰 국제 학회다. 최신 수술 기술과 임상 트렌드를 공유하는 대표적 행사로 꼽힌다.

지니언트 크래니얼은 난치성 뇌전증 수술에서 발작 부위를 탐지하는 sEEG(뇌심부전극뇌파 검사)에 활용 가능한 의료 로봇이다. 뇌전증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뇌 조직 생검술 등 다양한 고난도 뇌수술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고영은 올해 1월 지니언트 크래니얼의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뒤 다수의 병원과 접촉하며 공급을 협의하고 있다. 고영이 분석한 미국 내 뇌수술용 의료로봇이 판매 가능한 신경외과 상급 병원은 총 1437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우선 목표로 선별한 301개 병원을 중심으로 공략을 진행 중이다.

고영은 내년부터 미국 시장 중심으로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엔 30대, 3년 이내에 100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PMDA 인증도 연내 승인을 기대하고 있다.

고유리 고영 메디컬솔루션즈 사업부장은 "미국 FDA 인허가 이후 주요 병원들과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 미국 시장 내 의료 로봇 확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며 "일본 후생노동성 인허가도 막바지 단계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의 본격적인 확대가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고영의 핵심 사업인 3D 검사 장비 사업도 회복세를 타고 있다. 고영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63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1517억원) 대비 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04억원으로 전년(60억원)대비 73% 증가했다.

AI 인프라 확대에 따른 서버향 수요 증가가 두드러졌다. 3분기 서버향 매출액은 1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3% 증가했다. 특히 그래픽처리장치(GPU) 및 AI 데이터센터용 고다층 인쇄외로기판(PCB) 모듈 검사에 고영의 3D 부품실장검사(AOI) 장비가 활용되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서도 AI반도체 수요 증가로 WLP(Wafer Level Package) 기술이 확산되면서 웨이퍼 범프, 다이 검사 등 신규 검사 수요가 창출되고 있다.

본업 회복에 신사업 성장 기대감이 겹치면서 고영의 주가는 최근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 11월21일 1만7500원(종가 기준)이던 주가는 5일 2만6850원으로 2주일만에 53% 뛰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