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람 대체해 매출 준다고?…AI한테 돈 받으면 돼" MS의 역발상

입력 2025-12-05 10:23
수정 2025-12-05 10:36


그간 마이크로소프트(MS) 투자 심리를 억눌러온 내러티브가 있다. MS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보급할수록 사람 직원은 줄어 자사 생산성 도구인 MS오피스 매출을 깎아먹는다는 주장이다. 가트너는 지난 8월 보고서를 통해 2028년까지 30~40%의 기업용 소프트웨어 가격제가 '인원' 기준에서 사용량 또는 결과를 기반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MS가 그 해결책을 제시했다. AI에이전트에 MS오피스 구독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지난 3일 라제쉬 자 MS 수석부사장은 "AI가 오피스 제품 사용자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지 않는다"라며 "미래의 조직을 생각해보면 사람보다 AI 상담원이 더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AI에이전트는 단순한 챗봇을 넘어 사내 주소록에 등록되고 고유의 메일함과 보안 PC를 배정받는 '실체'가 될 것"이라며 "이들 모두가 잠재적인 구독 매출처"라고 강조했다.

MS는 지난달 연례 컨퍼런스 이그나이트에서 이런 계획을 구체화하기도 했다. 개별 AI에이전트 배포·관리를 지원하는 '파운드리', 다양한 플랫폼에서 생성된 AI에이전트를 관리하는 플랫폼 에이전트 365 등을 선보이면서다.

그러나 정작 MS AI에이전트에 대한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MS는 지난 7월 시작한 이번 회계연도 AI제품 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25~50%로 낮춰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제품 판매를 50%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고 영업 사원들에게 독려했으나 할당량을 채운 비율은 5분의1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MS는 해당 보도에 "AI 제품의 판매 할당 총량은 하향 조정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운영비용을 절감하려 하는 기업들이 AI에이전트마다 오피스 요금을 부과하는 구독 모델을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디인포메이션은 "자 부사장의 주장은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AI에이전트를 찾는 고객들의 직관에는 어긋나는 것처럼 들린다"고 지적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