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계열사들이 ‘원팀’을 이뤄 대규모 수주를 따낸 곳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처음이 아니다. 원조는 LG가 미래 먹거리로 꼽은 전장(차량용 전기·전자장치) 분야다. 인포테인먼트·조명(LG전자),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카메라(LG이노텍),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등 차량용 핵심 부품을 만드는 회사들이 ‘원스톱 서비스’를 앞세워 메르세데스벤츠, 도요타, 혼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하나둘 고객사로 확보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최고경영자(CEO)들은 지난해 3월 독일 벤츠를 시작으로 올 6월 현대자동차·기아, 7월 일본 혼다, 9월 일본 도요타 본사를 방문해 통합 세일즈를 펼쳤다. 지난달에는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초청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LG가 원팀으로 움직이는 건 ‘모빌리티 종합 부품회사’란 시너지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LG는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파워트레인·조명·인포테인먼트·통신(LG전자), 카메라·센서(LG이노텍),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LG디스플레이) 등 미래차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을 생산한다.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9월 벤츠와 15조원 규모의 차세대 배터리 계약을 체결하며 핵심 공급사로 올라섰다. LG디스플레이는 벤츠 S클래스·EQS·EQE 등 프리미엄 모델에 초대형 디스플레이를, LG이노텍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센서·카메라 등 자율주행용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에서 전장 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올해 영업이익이 47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160억원의 네 배가 넘는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주 조직개편에서 VS사업본부 수장을 부사장급에서 사장급으로 올렸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LG의 모빌리티 분야 실적도 오름세를 탈 것으로 관측된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