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엘리트만의 것이 아닌, 국민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필수요소입니다. 대한민국 체육의 '젖줄' 역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국민 모두가 평생 즐기는 스포츠의 허브'로 거듭나겠습니다."
1984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인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이 4일 기자들과 만나 "국민 체육 건강을 위해 더 열심히 뛰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하 이사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기 첫해를 돌아본 뒤 내년을 위한 목표를 밝혔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대한체육회, 대한장애인체육회와 나란히 한국 3대 체육단체로 꼽힌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잉여금 3521억을 바탕으로 이듬해 문을 연 뒤 스포츠토토 사업을 통해 한국 체육 재정의 98%를 책임지고 있다.
하 이사장은 지난해 11월 공단의 14대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파리올림픽 직후 체육계 안팎으로 진통이 거듭되고 있던 때였다. 당시 취임 일성으로 그는 "대한민국 체육 와이래됐노"라는 안타까움을 토로했던 그는 스포츠토토 사업의 전문성 확보와 제도적 기반 완비, 한국 스포츠의 국제적 위상 선도, 국민 안심 스포츠 환경 조성 등을 과제로 꼽았다.
그 뒤로 1년, 하 이사장은 직접 발로 뛰며 성과를 만들어 냈다. 국민체육센터를 신규로 30곳 추가 설치하고 건립 지원금도 40억원으로 늘렸다. 국민들에게 과학적인 체력 측정을 통한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국민체력인증센터도 현재 75곳에서 101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체육 사업에 인공지능(AI)를 적용하기 위한 전담부서도 신설했다. 하 이사장이 기획재정부와 관련 기관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결과다. 그는 "지난 1년간 대한민국 체육 업그레이드를 위해 우리 공단의 역할이 얼마나 크고 중요한지 매순간 실감하며 기본과 원칙을 되새김질했다"며 "남은 임기는 더욱 치열하게 보내야한다고 다짐했다"고 돌아봤다.
공단은 존중, 조화, 정정당당을 새로운 경영원칙 슬로건으로 내걸기로 했다. 하 이사장은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성장을 전세계에 알리고 한번 더 도약하는 기회를 만들어준 소중한 자산"이라며 "서울올림픽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해 스포츠를 통한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생활체육 참여율을 단계적으로 세계 최고 수준인 65%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국민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체육 시설의 안전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내년 9월 '국립 스포츠 박물관' 개막으로 한국 스포츠의 역사와 감동의 순간을 보존하고 계승하겠다는 계획이다.
하 위원장은 알베르 까뮈의 말을 소개하며 임기 2년차의 각오를 다졌다. 195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카뮈는 10대 시절 축구 골키퍼로 오랫동안 활동했다. "까뮈는 '스포츠는 단순한 경쟁이 아니다. 나는 공정함과 상대에 대한 존중, 실패한 뒤에도 다시 일어나는 용기를 축구에서 배웠다'고 했습니다. 특히 어디서 날아올지 예측할 수 없는 공을 막아내는 골키퍼가 인생과도 같다고 했죠. 이게 바로 우리 공단이 추구하는 정신이자, 앞으로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포츠를 통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