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그룹 "5년 뒤 매출 5조원 시대 연다"

입력 2025-12-04 16:13
수정 2025-12-04 16:14


한미약품을 운영하는 한미그룹이 5년 뒤 매출 5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매출 목표를 공개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에 사업 거점도 확보할 방침이다.

김재교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4일 기관투자가 대상 '한미비전데이'를 열고 "기존 사업 성장세에 혁신 성장동력을 더해 2030년 매출 5조원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진 경영권 분쟁을 마무리한 한미그룹이 미래 성장 목표 등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행사엔 임주현 부회장도 직접 참석해 전문경영인들의 발표에 힘을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사업부를 의약품과 약품 외 부문으로 재편해 부문별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내부 개발을, 지주사는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에 초점을 맞춰 글로벌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게 목표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창조와 혁신으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할 것"이라며 "비만, 안티에이징, 항암 등의 분야에서 차세대 치료 패러다임을 선도하겠다"고 했다.

2030년까지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20개 이상 확보하고 매출을 끌어올릴 블록버스터 신약은 5개 이상 개발하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한미약품이 5년 뒤 국내에서 1조9000억원, 해외에서 1조원 넘는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매출이 1조1000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5년 뒤 규모를 3배 가량 불리겠다는 의미다.

내년 출시하는 국내 첫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국민 비만약'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다. 이후 당뇨치료제 등으로 적응증(치료대상 환자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항노화 효과를 입증해 건강증진 치료제로 활용하는 게 목표다.

체중감량 효과를 높인 국내 첫 삼중작용 비만약 'HM15275', 흑색종 표적항암제 '벨바라페닙'도 차세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헬스케어 분야에선 뷰티 디바이스와 이너뷰티 시장에 진출하고 의료용 특수식 '케어푸드' 개발에 나선다. 만성질환 환자를 위한 건강기능식품 시장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화학의약품 원료 생산에 집중해온 한미정밀화학은 펩타이드,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 등의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으로도 사업을 확대한다.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전무)은 "인공지능(AI), 바이오인텔리전스오믹스 등 신기술을 내재화해 차세대 신약 개발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