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매튜 페리에 케타민 처방한 의사…징역 30개월

입력 2025-12-04 13:56
수정 2025-12-04 13:57

미국의 장수 인기 시트콤인 '프렌즈'의 배우 매튜 페리에게 케타민을 불법 공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의사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3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살바도르 플라센시아 박사는 이날 로스앤젤레스(LA)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서 징역 30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페리 사망 사건과 관련해 기소된 5명 중 1명이다.

법원에 제출된 피해자 진술서에 따르면 페리의 어머니 수잔 페리와 의붓아버지 키스 모리슨은 "매튜의 회복은 당신이 '안 된다'라고 말하는 데 달려 있었다"며 플라센시아가 의사의 의무를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집행유예를 주장했던 플라센시아 측 변호사 카렌 골드스타인과 데브라 화이트는 그가 의료면허를 반납한 뒤 깊이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고 후 변호인단은 "그는 악당이 아니라, 케타민의 비승인 사용과 관련된 치료 결정 시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라며 "케타민은 우울증 치료에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만 표준이 균일하지 않은 약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가 페리를 치료한 13일 동안 저지른 실수는 평생 그를 따라다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의사 마크 차베스는 지난 10월 페리에게 케타민을 팔아넘기려 공모한 혐의를 인정했다. 플라센시아는 차베스로부터 케타민을 사들여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되팔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제출 서류에 따르면 플라센시아 박사는 차베스 박사에게 페리를 가리켜 "이 멍청이가 얼마를 낼지 궁금하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차베스, 페리의 개인 비서와, '케타민 퀸'으로 불리던 공급책 재스빈 상가 등 다른 피고인들도 선고를 앞두고 있다.

매튜 페리는 2023년 10월 28일 LA 자택의 온수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LA 카운티 검시관실은 사인을 '케타민의 급성 영향'이라고 밝혔다. 익사, 관상동맥 질환, 부프레놀핀(아편 사용 장애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의 영향도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케타민은 우울증,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및 기타 치료하기 어려운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한 대체 요법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강력한 마취제이며 향정신성 약물이다.

페리는 24살에 시트콤 '프렌즈'에 챈들러 빙 역으로 캐스팅돼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진통제 의존과 알코올 중독으로 고통을 겪으며 인생의 절반 이상을 재활시설에서 보냈다고 밝혀왔다. 2018년에는 약물 관련 천공성 장 파열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