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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유니스토리자산운용 전무
은퇴를 앞둔 세대 입장에서 '현금 흐름'은 생존의 문제다. 국내 금융자산 투자 수요가 늘면서 안정적인 월 지급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월 분배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순자산총액이 2조8000억원에 달한다. 자산운용사들은 연 10~15% 수준의 높은 배당 목표를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숫자에 현혹되지 말고 상품의 본질을 꿰뚫어 봐야 한다. 시장을 주도하는 '커버드콜 ETF'는 구조적으로 '높은 분배율, 제한된 상승'(High Yield, Capped Gains)이라는 명확한 한계를 가진다. 이 전략은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매도하여 프리미엄(현금)을 챙기는 방식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매도 콜옵션 부채'(Short Call Liability)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주가가 행사가격 이상으로 오를 때, 이 부채가 자산가치(NAV) 상승을 억제한다. 쉽게 말해 주식의 '상승 잠재력'을 포기하는 대가로 당장의 '소득'을 확정 짓는 셈이다. 따라서 강세장에서 커버드콜은 시장 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월 지급식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핵심-위성'(Core-Satellite) 전략을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목표분배율이 높은 성장형 포트폴리오라면 '핵심'은 장기 자본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광범위한 시장 지수'로 채워야 한다. 대표적으로 S&P500과 나스닥지수 등이 있다.
커버드콜 ETF는 이를 보완하는 '위성'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 총기대수익률을 상대적으로 낮게 가져가면서 원금손실 가능성을 낮추는 전략도 있다. 커버드콜 ETF를 편입하면서 시장 변동성에 따른 평가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인컴형 자산으로 구성하면 된다. 위성 전략인 커버드콜은 횡보장에서 분배소득 흐름을 강화하고, 포트폴리오의 전체 변동성을 낮추는 역할을 수행한다. 커버드콜을 주력 성장 동력으로 삼을 경우엔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을 헤지 할 자산 증식 기회를 놓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성공적인 은퇴 자산 관리의 핵심은 단순히 '매달 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높은 분배금이 내 원금을 갉아먹는 '제 살 깎아 먹기' 자본수익(Return of Capital)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표면적인 분배율(Yield)이 아니라, 총수익(Total Return)이 우상향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일정한 현금 흐름을 누리면서도 장기적인 자산 가치를 지키는 균형이 고령화 시대 투자의 정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