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을 대체할 차기 의장을 내년 초에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케빈 해싯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가리키며 "잠재적 Fed 의장"이라고도 했습니다. 사실상 그를 내정한 듯한 모양새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점심께 백악관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비속어를 써 가면서 현재 의장을 무능하다고 비난하고,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조차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했다면서 파월 의장을 압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새로운 Fed 의장으로 누군가를, 아마도 내년 초에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약 10명 정도를 검토했지만 이제 1명으로 좁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틀 전 기자들에게 자신이 이미 차기 Fed 의장 지명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언급했던 것과 같은 내용입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여서 아직 조금 남아 있지만, 내년 초에 차기 의장이 지명되면 현 의장의 발언에 실리는 힘이 현저히 약해질 수 있습니다. 통화정책 자체가 바뀌지는 않더라도 시장에서 받아들이는 무게가 달라질 수 있고, 장외에서 차기 의장 내정자가 하는 발언에 훨씬 힘이 실리게 됩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것은 해싯 위원장입니니다. 본인도 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피력하고 있고요. 이날 오후 '트럼프 계좌'에 관해 발표한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싯 위원장을 가리키며 "훌륭한 분들이 모이셨는데, 아마도 잠재적 연준 의장이 여기 계실 거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런 표현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그가 존경받는 인물이라는 점이다. 고맙다. 케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시장에서는 이외에 케빈 워시 전 Fed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현 Fed 이사와 미셸 보먼 이사(은행 감독 부의장 겸임),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후보군에 포함되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이 Fed 의장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지만, 이날 내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이 현재의 자리에 머물 것이라고 했습니다.
경기와 관련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잘 하고 있다는 점을 많이 강조했습니다. 지난 10개월간 18조달러 이상의 투자 유치를 했고,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46차례나 경신했으며, 일하는 국민의 수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다고 소개했습니다.
물가와 관련한 우려가 많다는 것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많았습니다. 자신은 역사상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물려받았지만, 지난 1월부터 인플레를 완전히 멈췄으며, 현재의 인플레 수준은 완전히 정상적인 수준이라고 강변했습니다.
휘발유 가격이 떨어지고, 계란값이나 칠면조고기 가격이 떨어진 점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관세조치 등을 통해 거둬들이는 돈이 너무 많고 자신이 감세 조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미국 국민들이 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다만 이러한 발언은 미국 정부의 재정상황이나 수입구조를 고려할 때 실제로 현실화되기는 좀 어려워 보이는 대목입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