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 인수전, 해외 PE 힐하우스 '1.1조 베팅'…몸값 더 뛰었다

입력 2025-12-03 18:11
수정 2025-12-06 16:28
이 기사는 12월 03일 18:1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을 둘러싼 인수전이 ‘몸값 키우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본입찰을 마친 뒤 해외 사모펀드(PEF)가 인수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경쟁 구도가 한층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한 세 곳 가운데 싱가포르계 PEF인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는 최근 인수 희망 가격으로 1조1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본입찰 단계에서 9000억원대 중반을 써낸 뒤, 추가 가격 경쟁 과정에서 베팅 규모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번 거래에는 힐하우스인베스트먼트 외에 한화생명과 흥국생명 등 두 곳의 국내 보험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본입찰에서 9000억원대 중반, 흥국생명은 1조500억원 수준을 각각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 이후에도 원매자 간 가격을 다시 한번 경쟁시키는 ‘프로그레시브 딜’ 구조가 적용되면서, 일부 후보가 인수가를 덧쌓는 방식으로 인수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본입찰을 마친 뒤 매각자와 인수 후보들이 추가로 가격·조건을 조율하며 사실상의 ‘2차 입찰’을 치르는 구조다. 통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직전까지 가격 눈높이를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매도자 측 전략으로 활용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거래에서도 이 같은 방식이 도입되면서, 인수 후보들이 마지막까지 눈치싸움과 손익계산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을 두고 향후 우선협상대상에서 탈락한 원매자 측에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프로그레시브 딜을 적용할 경우 본입찰을 한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라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선정 이후에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중 잔금 지급과 주식 양도 절차가 마무리되면 거래가 공식 종결된다. 매각 주관사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가 맡고 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