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발작'…기업 자금조달 직격탄

입력 2025-12-03 17:52
수정 2025-12-11 15:55
▶마켓인사이트 12월 3일 오후 4시 57분

회사채 가격의 기준이 되는 국고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금융시장이 패닉에 휩싸인 2021년 이후 가장 크게 상승했다. 한국에서만 이례적으로 채권 금리가 발작하면서 기업 조달 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0.019%포인트 오른 연 3.041%,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22%포인트 상승한 연 3.368%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기준으로 연 2.5% 안팎이던 지난 10월 중순 대비 약 0.6%포인트(60bp) 급등했다.

이 같은 국고채 금리 상승(채권 가격 하락)은 10월 23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을 전후로 가시화했다. 지난달 12일 이창용 한은 총재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의 규모, 시기 심지어 방향 전환도 새로운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하자 시장은 발작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한은 총재의 방향 전환이란 말에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급격히 식으며 시장금리에 발작이 일어났다”며 “환율 급등이 금리에도 악영향을 미치면서 좀처럼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채권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 충격을 나타내는 채권 최대손실률(MDD·maximum drawdown)은 이날 -6.8%에 이르렀다. 2021년(-10.5%) 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MDD는 최근 2년간 금리가 가장 낮았을 때 채권을 구매한 투자자가 금리 상승으로 입은 최대 손실폭을 나타내는 수치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는 직격탄을 맞았다. 금리 인하기에 채권 평가이익을 거둔 금융사들은 이번 금리 발작으로 수조원의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SK텔레콤(신용등급 AAA), 흥국생명(AA-) 등 대기업은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고 있다.

배정철/박주연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