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을 방해한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아온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의 구속영장 청구가 3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비상계엄 1년을 맞은 이날 추 의원이 구속을 면함에 따라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 프레임에서 한 발짝 벗어나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당은 “내란 몰이에 실패한 것”이라며 반격에 나섰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제2의 내란”이라며 사법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정재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추 의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이튿날인 이날 새벽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 부장판사는 “본건 혐의 및 법리에 다툼의 여지가 있어 면밀하고 충실한 법정 공방을 거친 뒤 그에 합당한 판단 및 처벌을 하도록 함이 타당하다”며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영장 기각을 계기로 정부·여당에 대한 역공에 나섰다. 추 의원이 구속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규정하고 위헌 정당 해산 심판을 청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영장이 기각된 것은 추 의원이 조직적으로 계엄에 가담하지 않았고, 민주당의 ‘내란 몰이’가 과도했다는 방증이라는 게 야당 시각이다. 장동혁 당 대표는 이날 “국민께서 이재명 정권의 내란 몰이 폭거를 준엄하게 심판했다”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 반헌법적·반민주적 내란 몰이를 멈추지 않는다면 국민이 이 정권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법부를 ‘내란 한통속’으로 몰아붙이며 압박했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청산을 방해하는 제2의 내란, 사법 쿠데타”라며 “역사는 윤석열 정권과 조희대 사법부가 한통속이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내란전담재판부가 필요한 이유를 조희대 사법부가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며 “내란 저지 1년을 맞아 내란 잔재를 확실하게 청산하고 사법개혁을 반드시 완수해 이 땅의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사법부 권한을 줄이는 각종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등을 담은 법안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처리했다.
정소람/강현우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