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쿠폰 뿌렸지만…소비보다 저축 늘었다

입력 2025-12-03 17:32
수정 2025-12-04 01:59
정부가 전 국민에게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뿌렸지만 소비보다는 저축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가계 순저축률은 8.9%를 기록했다. 2022년 2분기(9.0%) 후 3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가계 순저축률이 높아졌다는 것은 소득은 증가했지만 소비가 그만큼 따라주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은에 따르면 3분기 가계의 총처분가능소득은 380조원으로 전 분기 대비 3.5% 늘었다. 피용자 보수(임금) 및 민생회복 소비쿠폰 등 이전소득을 중심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3분기 민간소비지출은 1.7% 늘어나는 데 그쳐 소득 증가에 비해 소비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2010년대 이후 가계 순저축률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가계부채가 증가하면서 부채 상환을 위해 소비를 줄이거나 고령화에 대비해 저축을 늘리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3분기 높은 순저축률에는 소비쿠폰의 지급과 사용 시점 차이에 따른 일시적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장은 “1차 쿠폰은 7월, 2차는 9월에 지급됐지만 사용 기간은 11월까지였다”며 “소득은 3분기에 늘고, 소비는 3~4분기에 걸쳐 나타나기 때문에 3분기 순저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