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발표된 속보치(1.2%)에 비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평택, 청주, 용인 등지에서 공장 건설 속도를 높인 게 성장률을 끌어올렸다.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토목공사를 늘린 것도 성장에 기여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1.1%까지 높아질 것이란 기대도 커졌다. ◇평택·청주·용인에 공장 건설 속도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우리 경제는 지난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1.3% 성장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1.33%로, 지난 10월 말 내놓은 속보치(1.17%)에 비해 0.16%포인트 높아졌다. 2021년 4분기(1.6%) 후 3년9개월 만의 최고치다.
작년 1분기 이후 다섯 분기 연속 성장률을 갉아먹던 건설투자가 3분기에는 성장률에 0.1%포인트 기여했다. 속보치 발표 때만 해도 -0.1%로 역성장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번 발표에서 0.6% 증가한 것으로 수정됐다. 김화용 한은 국민소득부장은 “일부 건설회사의 안전사고 발생으로 공사가 중단된 경우가 있었지만 반도체 생산공장을 중심으로 비주거용 건물 건설투자가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평택캠퍼스 4공장 4구역 건설과 평택 5공장 기초공사를 재개했다. SK하이닉스는 충북 청주에서 M15X 공장, 경기 용인에서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공사를 하고 있다.
정부의 SOC 토목공사도 활발했다. 부산항 진해신항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과 남양주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의 공사가 재개됐다. 강원 홍천 양수발전소는 9월 착공을 위한 주변 공사가 시작됐다.
설비투자도 자동차 부문 투자와 반도체 제조용 기계설비를 중심으로 2.6% 증가했다. 이 역시 속보치에 비해 0.2%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지식재산생산물 투자는 금융 부문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도입, 스마트팩토리 확대 등의 영향을 반영해 1.0%포인트 높아진 1.2%로 집계됐다.
정부소비는 1.2%에서 1.3%로 높아졌고, 민간소비는 1.3%를 유지했다.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각각 1.5%, 1.3%에서 2.1%, 2.0%로 상향 조정됐다. 투자가 예상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와 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도 1.1%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확대됐다. ◇가시권에 든 1.1% 성장한은은 4분기에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 부장은 “10월 투자가 추석 연휴 효과 등으로 일시 조정되기는 했지만 민간소비와 수출 실적은 양호한 모습”이라며“4분기도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간 성장률에 대한 눈높이도 높아지고 있다. 한은은 3분기 성장률이 1.2%에서 1.3%로 상승한 것이 연간 성장률을 0.08%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3분기 속보치(1.2%)를 반영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1.0%로 제시했다. 4분기 성장률 전망치는 0.2%였다. 김 부장은 “4분기 성장률이 -0.05%를 넘으면 연간 1.1% 성장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1.1%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0.9%)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1.0%), 한국개발연구원(KDI·0.9%) 등 국내외 기관이 제시한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3분기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는 변수다. 김 부장은 “2~3분기 성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4분기 성장률이 매우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