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2월 04일 10:1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보수적 심사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시장이 정상화될 때 필요한 자금이 공급되도록 균형 잡힌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겠습니다다.”
이종철 KB증권 리스크심사본부 전무(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부동산 PF 시장에서 증권사가 해야할 역할은 단순히 취급을 늘리거나 줄이는 수준이 아니라 안정적 공급자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리스크를 통제하는 데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올해 3분기까지 KB증권이 쌓은 충당금은 1413억원이다. 충당금 규모만으로 부실 위험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 전무는 충당금 증가가 곧바로 부실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자산 대비 문제가 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가 더 중요한 지표”라며 “세부 건전성 지표를 살펴보면 충분한 자본 완충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주요 건전성 지표는 대형사 평균보다 안정적이다. 9월 말 기준 고정이하자산비율은 1%로 집계됐다. 대형 증권사 평균 수치인 1% 초중반에서 5% 후반까지의 범위보다 낮다.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비율인 커버리지 비율은 181%로 업계 평균의 두 배를 웃돈다.
다만 9월 말 연체율은 0.32%로 소폭 상승했다. 이 전무는 “2022년 6월부터 금리인상기에 접어들고 같은해 9월 레고랜드 사태가 터졌다”며 “그 직전에 취급한 PF 자산이 3년이 지나 만기가 돌아오면서 일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KB증권은 이 시기의 경험을 토대로 부동산PF 심사 기준을 한층 강화했다. 분기 단위로 심사 본부와 영업본부가 ‘투자자산 건전성 점검 협의체’를 꾸려 손실 가능성을 점검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고 있다.
기존과 달라진 점은 신용보강 요건이다. 전체 PF 익스포저의 약 59%에 주택도시보증공사(허그) 보증이나 신용등급 A등급 이상 시공사의 신용보강을 붙여 취급했다.
이 전무는 “기본적으로 부동산PF에 선순위 또는 중순위로 참여하는 것을 전략으로 하고 있다”며 “사업성이 우량한 경우에는 중순위 및 후순위로도 참여하는데 이들 사업장에 대해선 68%가량에 허그 보증 등 신용보강이 이뤄져있다”고 말했다.
전체 부동산PF 규모는 3조4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중후순위 비중은 24%로 집계됐다. 다른 대형사가 37%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평가다.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도 크게 줄였다. 브릿지론 관련 위험노출액(익스포저)는 370억원으로 전체의 1.1%에 불과하다.
이 전무는 “브릿지론은 구조적으로 위험이 큰 만큼 본PF 전환이나 타사 인수 등을 통해 위험노출액을 빠르게 축소했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지만 부정적 사이클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내년 시장 전망은 조심스럽게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부동산 가격 조정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지만 현재의 보수적 기준을 유지하면 추가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해외 사업장 역시 손실 위험이 있는 곳은 이미 대부분 평가손실 처리해서 감액처리를 한 만큼 추가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정점 구간에서 내려오면 연체율도 안정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유동성이 여전히 풍부한 가운데 공급 조절이 병행되면 PF 시장은 서서히 균형점을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내놨다.
이 전무는 "부동산 PF 시장 불안의 파고 속에서도 KB증권의 건전성은 안정 구간에 진입했다"며 "위험을 줄이는 데만 머무르지 않고 시장에서 안정적 공급자 역할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