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채 쟁여놓고 먹더니 '돌변'…비싸도 잘 팔리는 과일 정체

입력 2025-12-03 14:00
수정 2025-12-04 09:10


겨울 상비 과일인 귤이 제철을 맞았다. 감귤은 크게 우리가 흔히 먹는 온주밀감과 한라봉·레드향·천혜향 등 만감류로 나뉜다. 주산지는 제주도다. 온주밀감은 하우스 재배 기준 5~10월, 노지 재배 기준 10월부터 이듬해 1월 초까지가 제철이다. 만감류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9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수확돼 가을부터 봄까지 끊이지 않고 시장에 나온다.

온주밀감 중에는 ‘일남1호’와 ‘궁천조생’이 양대 축이다. 일남1호는 10월 중순부터 11월 초까지 약 2주 정도만 출하되는 빠른 수확 품종으로, 연중 가장 저렴하게 만날 수 있는 감귤이다. 궁천조생은 소비자들이 ‘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품종으로 생산·유통량이 가장 많다.

만감류 가운데서는 황금향·한라봉·레드향·천혜향이 주력이다. 황금향은 추석 전후부터 12월까지 출하되며 껍질이 얇고 과육과 과즙이 풍부하다. 한라봉은 한라산을 닮은 봉우리 모양의 꼭지가 특징이고 저장성이 좋아 오래 두고 먹기 좋다. 레드향은 다른 만감류보다 당도가 높고 껍질을 까기 쉬워 설 전후로 인기가 높다. 천혜향은 이름처럼 향이 뛰어나고 당도가 좋아 향을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특히 사랑받는다. 상품성이 좋은 규격은 온주밀감이 한 알 50~100g, 만감류는 200~300g 정도다.



GS더프레시는 제주 지정 농장을 통해 연간 200만~230만 관(3.75㎏ 기준), 7000~8000t 규모의 감귤을 들여온다. 이 가운데 온주밀감류가 약 5000t, 만감류가 3000t 안팎이다.

올해 전국 감귤 생산량은 약 40만t이다. 봄철 기온이 평년보다 낮아 발화가 원활하지 못했고, 7~8월 잦은 호우로 낙과가 많이 발생했다. 기후 변화로 병충해·낙과·열과 피해도 늘고 있다. 다만 9~10월에는 강수량이 적고 일조량이 풍부해 올해 감귤의 당도와 맛 자체는 좋다는 평가다.



가격은 강세다. 감귤 거래는 관(3.75㎏) 단위를 쓰는데, 현재 관당 시세는 7000~8000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노지 감귤은 1㎏당 약 350원, 만감류는 600원가량 가격이 올라, 올해 노지 감귤은 1㎏당 약 2800원, 만감류는 7500원 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지 감귤은 생산비가 낮고 물량이 많은 만큼 만감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소비 트렌드도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10㎏들이 벌크 박스를 사서 온 가족이 오래 두고 먹는 패턴이 일반적이었지만, 1인 가구 증가와 신선도 중시 경향이 맞물리면서 소포장 상품 비중이 커지는 추세다. ‘싸고 많은 귤’보다 고당도·프리미엄 감귤을 찾는 소비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맛있는 귤을 고르려면 겉모양보다 ‘꼭지’를 먼저 보는 것이 좋다. 신선한 감귤은 꼭지가 푸른빛을 띠고, 나무에서 막 딴 것처럼 수분감이 살아 있다. 반대로 수확한 지 오래됐거나 에틸렌 가스로 강제 착색한 감귤은 꼭지가 검게 변하고 낙엽처럼 바짝 마른 모습을 보인다.

김광명 GS더프레시 과일팀 MD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