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주가 최근 반등 흐름을 보이며 연고점에 근접하고 있다. 여야가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에 합의해 수혜 기대가 커진 가운데 그동안 주가를 짓눌렀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과징금 불확실성도 해소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의 배당 매력이 높아지면서 내년에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은행지수는 전날 3.43%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률(1.9%)을 웃돌았다. 최근 일주일간 8.24% 올라 전체 34개 KRX 테마지수 중 상승률 3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KB금융이 9.73% 올랐고 우리금융지주(12.4%) JB금융지주(10.6%) 하나금융지주(8.72%) 신한지주(6.68%) BNK금융지주(5.47%) 등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등은 전날 장중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에 따른 수혜 기대가 커진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여야는 고배당 기업으로부터 받은 배당소득에 대해 2000만원 이하 14%, 2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20%, 3억원 초과~50억원 이하 25%, 50억원 초과 30%로 세율을 확정했다. 배당성향 40% 이상 또는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10% 이상 배당이 증가한 기업이 대상이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세제 개편으로 현금 배당을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며 "외국인기관 중심의 주주 구성상 현재 은행주 투자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은 제한적이지만 정부 정책 부응과 함께 개인투자자 저변을 넓히기 위한 내부 니즈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은행주 주가 불확실성으로 작용한 홍콩 ELS 관련 과징금 문제 등도 완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홍콩 ELS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은행 5곳에 대해 2조원의 과징금을 사전 통보했다. 오는 18일 제재심의위원회에서 최종 과징금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홍콩 ELS의 경우 최종 부과 규모가 관건인데, 감경 사유 등을 감안하면 금감원 부과 수준보다 상당폭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담보인정비율(LTV) 담합 의혹 과징금도 결국 관련 불확실성이 크게 완화될 공산이 크다"고 짚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도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비과세 배당 등 정책 수혜에 힘입어 은행주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주의 주당배당금(DPS)은 지속 우상향하고 있다"며 "여기에 세제 혜택까지 더해지는 내년에는 은행주가 국민주로 등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