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아직 발생 사례가 없는 조류인플루엔자(AI) 인체 감염 의심 환자가 서울 도심에서 보고돼 소동이 빚어졌다. 해당 환자는 다행히 음성으로 판정됐지만, 최근 전국 곳곳에서 AI 감염 조류가 발견돼 야생 조류와의 접촉을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서울 용산보건소에 AI 인체감염증 의심 환자가 신고됐다. 발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을 보인 환자 A씨는 “얼마 전 죽어 있던 새 사체를 치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산보건소는 즉시 역학조사에 착수하고 검체를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다.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AI는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감염되지 않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종간 벽을 넘은 인체 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지난달 21일엔 미국 워싱턴주에서 변종 AI에 감염된 70대 환자가 사망했다. 같은 달 15일 캄보디아에서도 20대 남성이 AI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고열과 호흡곤란을 겪다가 숨졌다.
국내에선 아직 인체 감염 사례가 없지만 AI에 감염된 조류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보건당국의 긴장감은 높아지고 있다. 이번 겨울철 들어 가금농장에서 6건, 야생조류에서 12건의 고병원성 AI가 확인됐다. 지난달에는 서울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구조된 큰기러기 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검출됐다.
AI는 감염 시 치명적일 수 있어 조류와의 접촉 자체를 피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25년 11월 사이 AI 인체 감염 사례는 998건으로, 이 중 476명(48%)이 사망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