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디기만 한 '부실 PF 정리'…3곳 중 1곳 경·공매 일정도 못 잡아

입력 2025-12-02 17:36
수정 2025-12-03 00:05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정리 대상에 오른 사업장 세 곳 중 한 곳은 경·공매 일정도 잡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업권 중 새마을금고의 부실 PF 정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부동산 PF 정보공개 플랫폼에 공개된 매각 추진 PF 사업장 218곳 중 75곳(34.4%)이 입찰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세 곳 중 한 곳은 구매 의향이 있는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아 정리를 위한 시동도 걸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방 소재 사업장으로, 인허가가 나지 않거나 미착공 상태로 남아 있는 곳이다. 착공 후 본PF로 넘어가기 전 사업 초기 단계인 브리지론부터 부실이 터진 경우다.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새 주인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전체 정리 대상 사업장 중 새마을금고가 대리금융기관인 사업장이 47곳으로 21.6%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19.5%)보다 비중이 늘었다. 대리금융기관은 PF 사업장에서 대주단을 대표하는 금융회사로, 통상 가장 많은 금액을 대출해준 곳이 맡는다. 입찰을 개시하지 못한 사업장 중에서도 새마을금고의 사업장이 가장 많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7월 부실 자산 정리를 전담하는 새마을금고자산관리회사(MG AMCO)를 설립하며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개별 금고의 참여 속도가 저축은행 등 타 업권과 비교해 더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일 간담회에서 “부실 PF를 꾸준히 정리하고 있지만 버티고 버티다 신규로 (부실이) 터지는 경우가 아직도 많다”며 “새마을금고는 관리가 계속 안 되고 있어 고민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규 부실을 고려해도 전체 부실 PF 규모는 전 분기 대비 줄었다”며 “새마을금고를 비롯한 상호금융 업권의 물건은 지방에 있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정리 속도가 느린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서울 핵심지 매물도 몇 달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펜디의 참여로 이름을 알린 서울 논현동 아파트 개발 용지와 서울 이태원역 초역세권 부지 등도 유찰을 반복 중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