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EDA) 업체 시놉시스에 20억 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차세대 컴퓨팅·AI 엔지니어링 협력을 대폭 강화했다.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급부상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EDA(전자설계자동화) 소프트웨어의 결합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1일(현지시간) 시놉시스 보통주를 주당 414.79달러에 매입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이번 파트너십은 설계·엔지니어링 분야의 컴퓨팅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대규모 협력”이라고 강조했다.고 연산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 가속이번 협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엔비디아가 시놉시스의 ‘고 연산 애플리케이션 포트폴리오’를 가속한다는 부분이다.
이는 반도체 설계·검증 과정에서 필요한 방대한 연산량을 요구하는 소프트웨어 툴들을 뜻한다. 대표적으로 회로 시뮬레이션, 전력 분석, 타이밍 최적화 등 EDA 툴이 포함된다.
즉, 설계 과정에서 몇 주씩 걸리던 작업을 GPU 기반 고속 연산으로 며칠 내로 단축하겠다는 의미다. 시놉시스 CEO 사신 가지는 “GPU 기반 가속으로 기존 몇 주 단위 설계 워크로드를 ‘수 시간’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전틱 AI 엔지니어링으로 협력엔비디아가 이번 협력에서 강조한 핵심 기술은 ‘에이전틱 AI 엔지니어링’이다.
이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설계·코딩·검증 등의 작업을 자동 수행하는 AI 시스템을 의미한다.
반도체 설계에서 에이전틱 AI는 △회로 설계 자동화 △오류 탐지·수정 △레이아웃 배치 및 최적화 △생산성 극대화 등 인간 엔지니어의 작업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방향으로 적용된다.
시놉시스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 클러스터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형태로 제공받게 된다. 이는 고가의 설계 서버 없이 필요할 때만 높은 연산 성능을 구독 형태로 쓰는 것이다. 반도체 설계의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엔비디아와 시놉시스는 공동으로 △엔지니어링용 GPU 솔루션 △시놉시스 EDA 툴 △AI 기반 설계 자동화 솔루션을 묶어 패키지로 기업 고객에게 판매하는 전략을 추진한다.
즉, 엔비디아 GPU를 구매하는 고객이 자연스럽게 시놉시스 툴을 함께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구조다. 양사의 생태계 확장 전략이 맞닿아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CNBC 인터뷰에서 “이번 파트너십은 세계에서 가장 계산 집약적인 산업 중 하나인 설계·엔지니어링 산업을 혁신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시놉시스 주가는 이날 4.85% 상승했고, 엔비디아도 1.65% 올랐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