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게 오른 한국 증시, 내년엔 이정도로 안 뛸 것…中, 반도체株 최대리스크"

입력 2025-12-01 17:39
수정 2025-12-08 16:09

“내년 한국 증시가 올해처럼 오르기는 어려울 겁니다. 기업 이익 개선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이뤄져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뱅상 모르티에 아문디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내년 한국 증시에 대해 신중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저평가받았지만 올해는 유독 큰 폭의 상승을 거치며 할인폭이 줄었다”며 “정부 정책에 따른 재평가(리레이팅) 효과는 대부분 반영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모르티에 CIO는 “내년부터는 기업 실적이 주가 상승의 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 주주환원 확대 등이 뒷받침돼야 한국 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앞서 일본이 정부 주도의 밸류업 정책을 통해 시장에 큰 힘을 실어줬고, 주가지수 상승으로 이어진 전례가 있다”며 “한국 대기업도 참여 의지를 보이는 만큼 주주환원에 강력한 정책 지원이 이뤄진다면 상승세가 강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문디자산운용은 내년 코스피지수가 4600~495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고환율과 자본 유출 등 위험 요인이 부각된다면 코스피지수가 3400선까지 후퇴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모르티에 CIO는 “미국과의 투자 협정으로 한국에서 자본 유출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미국에 투자하는데 수익의 절반은 미국이 가져가고, 손실이 나면 한국 기업이 떠안는 구조여서 한국 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 유출이 이어지면서 원화가치 하방 압력이 강해지면 주식 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모르티에 CIO의 전망이다.

한국 증시를 이끌어온 반도체주에 관해서는 “반도체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중국의 추격은 경계해야 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중국은 반도체를 1순위 전략 산업으로 지정해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며 “중국 기업이 자국 수요를 충족한 뒤 아시아, 유럽 등으로 확장하면 가격 경쟁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도체 외에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는 전력망과 전기설비 관련주를 꼽았다. 모르티에 CIO는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며 “AI산업이 성장하려면 전력 인프라가 필수인 만큼 관련 종목 주가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나수지/양지윤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