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관광공사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6000억원 넘는 민간투자를 유치했다. 현장 중심의 한발 빠른 규제 정비와 투자자 맞춤형 지원이 APEC 개최 효과를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사는 지난 9월 경주보문단지 10개 부지 개발에 11개 기업이 참여하는 ‘포스트-APEC 보문 2030’ 민간투자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1일 발표했다. 총 5000억원 규모인 이번 개발 사업은 국내 관광단지 1호로 50년 된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사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성사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관광진흥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신설된 ‘복합시설지구’ 제도 때문이다. 전국 최초로 개정안을 적용해 숙박, 상가, 휴양 문화시설 등을 한 구역 안에 복합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 투자 여건이 마련됐다. 공사는 조성 계획 변경 이후 2년 내 착공, 5년 내 준공 원칙을 적용해 사업 이행의 실효성도 확보했다.
공사는 이어 392억원 규모의 ‘플래시백그라운드 계림’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유치했다. 이 사업은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시각특수효과(VFX) 기술 기업 덱스터스튜디오와 문화유산기술연구소가 참여하는 프로젝트다. 공사가 투자자와 협상해 결실을 본 사례다.
공사는 지난달 28일에는 경상북도, 안동시, 제이스글로벌, UHC, 서한건설과 함께 메리어트&UHC 호텔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317실 규모 글로벌 체인 호텔 건립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를 활용한 공공·민간 합작 사례로 내년 착공, 2028년 개장을 목표로 한다. 경북에서 글로벌 브랜드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1991년 힐튼경주 이후 처음이다. 안동의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취임 2년도 안 돼 6000억원 넘는 투자를 유치한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사진)은 “포스트-APEC 시대 민간투자가 활성화되도록 기업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투자 유치 과정에서 규제 혁신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APEC 개최 효과를 극대화하고 경북 관광의 새 장을 열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