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영득 "콜센터 상담사 안 사라져…CX 전문가 되면 연봉 2배"

입력 2025-12-01 17:36
수정 2025-12-02 01:00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 콜센터 상담사는 사라질 직업 1순위라고들 하죠. 하지만 5년 뒤 상담사는 AI를 지휘하는 ‘CX(고객경험) 전문가’가 될 겁니다.”

손영득 KS한국고용정보 회장(사진)은 국내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업계의 ‘산증인’이다. 그는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실직자 100만 명 일자리 찾아주기 캠페인을 한 인물이다. 손 회장은 “앞으로 CX 전문가로 재탄생한 상담사는 연봉이 두 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2016년 AI 스타트업과 합작사를 설립하며 일찌감치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는 “젊은 층이 상담 업무를 기피해 채용이 어렵다”며 “AI가 단순 반복 업무를 대신하며 그 빈틈을 메우고 있다”고 했다. AI가 도입됐지만 여전히 상담사를 원하는 비율은 90%에 달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KS한국고용정보는 자체 개발한 AICC 플랫폼 ‘C-하이브’를 중소·중견기업 20여 곳에 제공하고 있다. 단순 문의는 AI가 처리하고, 감정적 교감이 필요하거나 복잡한 문제는 숙련된 상담사가 해결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손 회장은 “AI가 1차 방어선을 맡아주면 상담사는 심층적인 고객 관리와 컨설팅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담사의 역할이 ‘감정 노동자’에서 ‘전문 컨설턴트’로 전환될 것이란 의미다.

손 회장은 축적된 고객관계관리(CRM) 노하우를 무기로 내년 3월 중국인 의료관광 시장에도 진출한다. 그는 매출 2조원을 내는 중국 BPO 민영기업 잉그마그룹과 손을 잡았다. 손 회장은 이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성형외과와 피부과를 연결할 계획이다. 그는 “기존 의료관광 시장은 브로커가 수수료를 40% 넘게 떼어가고 외국인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등 문제가 심각했다”며 “우리는 수수료를 절반 이하로 낮추고 한국인과 동일한 진료비를 적용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방문 전 화상 상담부터 귀국 후 사후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케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