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제주항공 사고 유가족들이 4~5일 열리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항철위) 조사 결과 공청회에 강하게 반발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삭발식을 진행했다.
참사 유가족 협의회와 시민단체들은 1일 오후 대통령실 앞 밤샘 농성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항철위의 중간보고와 졸속 공청회 강행 시도를 중단하고 참사 진상 규명과 피해자 참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항철위를 국무총리 산하 독립조사기구로 이관하고, 공청회를 3개월가량 연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항철위가 항공·철도 정책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소속이기에 조사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참사로 부모님과 동생을 잃은 김유진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토부는 참사가 잘 수습됐다고 포장하며 항철위를 통한 '셀프 조사', '깜깜이 조사'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유가족들을 기만해왔다"고 비판했다.
현직 대한항공 기장인 박상모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항철위는 국토부 고위 관계자의 호위 무사"라며 "공청회 전에 이해관계 당사자에게 사실 조사 보고서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유가족 등 5명은 삭발식을 진행했다. 삭발식 후 참여자들은 대통령 면담을 요청하며 대통령실로 향했으나, 경찰이 가로막으면서 한때 물리적으로 충돌하기도 했다.
유가족들은 2일과 3일에도 대통령실 앞에서 집회와 밤샘 농성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청회가 열리는 4일에는 공청회 장소인 종로구 서울 글로벌센터 앞에서 집회를 연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