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의 해외주식 결제가 급증하며 달러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지목되자 정부가 증권사의 해외투자 영업·위험 설명·내부통제 실태를 점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서학개미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저 역시 (서학개미라) 비슷한 처지"라고 했다.
이 원장은 1일 출입기자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이번 점검의 초점이 개인 투자자가 아니라 해외투자를 중개하는 증권사의 판매 관행과 리스크 관리 구조에 맞춰져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즘 서학개미 해외주식 결제가 많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보려는 건 개인이 아니다"며 "해외투자 자체를 규제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증권사 내부의 레버리지 구조·환리스크 설명 여부·내부통제 체계 같은 판매 관행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환리스크나 헤지·언헤지 여부 같은 중요한 부분들이 설명이 제대로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하며 일부 금융사에서 핵심 정보를 소홀히 전달하는 관행 가능성을 짚었다.
서학개미 관련 논의와 함께 불거진 국민연금 환헤지 문제에 대해선 "국민연금은 이제 환시장에서도 하나의 '공룡'이 됐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금의 헤지·언헤지 전략이 시장에 그대로 보이고, 환율의 주요 변수로 작동하고 있다"며 "단순히 해외투자 비중을 조정할 문제가 아니라, 연금의 움직임 자체가 환율과 자산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 문제를 사회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일지 논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자신도 '서학개미'라고 강조하며 과도한 규제 논란을 다시 한번 일축했다. 그는 "(재산이) 1월에 공개되면 아시겠지만 저 역시 해외주식을 갖고 있다"며 "비슷한 처지"라고 했다. 이 원장은 자신의 전체 자산 중 해외주식 비중이 약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