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도시정비 시장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건설사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2구역’ 등 대어급 수주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올해 도시정비 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10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신규 택지 개발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사업을 핵심 먹거리로 삼고 있다.
현대건설은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 수주액이 10조5105억원을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이전 최대 실적인 2022년 9조3395억원을 1조원 이상 뛰어넘는 것이다. 국내 건설사 가운데에서는 처음으로 도시정비 연간 수주액 10조원을 돌파했다.
회사는 서울 주요 사업지를 단독으로 확보한 점을 수주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압구정 2구역(2조7489억원), 개포주공 6·7단지, 장위 15구역 등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컨소시엄 없이 따냈다. 부산, 전주 등 지방에서도 대도시 중심의 굵직한 사업지를 추가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도시정비 수주 성과는 현대건설의 주거 철학과 경쟁력이 조합원들에게 인정받은 결과”라며 “압구정 3구역 등 초대형 사업지를 중심으로 수주 전략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자체 주거 브랜드인 디에이치·힐스테이트를 앞세워 첨단 기술, 설비 등을 적용한 주거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또 조합별 맞춤형 금융 솔루션을 제시해 이주비와 사업비 부담을 최소화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다.
국내 도시정비 시장은 급팽창하고 있다. 올해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약 50조원이다. 업계에서는 작년보다 약 2배 늘어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약 14건의 사업지를 맡아 9조2388억원을 수주했다. 포스코이앤씨도 7건, 5조9500억원 어치의 정비 사업 시공권을 따냈다. GS건설은 잠실우성 재건축, 상계5구역 재개발 등을 맡아 5조4183억원을 수주했다. GS건설은 5성급 호텔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과 손잡고 자체 주거 브랜드 자이(Xi)의 커뮤니티 시설에 호텔 체계를 갖춘 입주민 전용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한 커뮤니티 시설 마련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밖에 HDC현대산업개발(3조7875억원), 대우건설(3조7727억원), DL이앤씨(3조6848억원), 롯데건설(2조8797억원), SK에코플랜트(9823억원) 등 10위권 내 건설사들 모두 정비사업 수주 시장에서 선전했다.
건설업계는 내년 정비사업 수주전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내 신규 택지 공급이 막힌 상황에서 사업 다각화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서다. 업계에서 예상하는 수주시장 규모는 80조원에 달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뿐 아니라 수도권·지방 대도시에서도 정비사업 수요가 꾸준히 늘어 건설사들의 적극적인 수주 경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