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포토닉스보다 먼저 반도체업계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분야는 최첨단 패키징(여러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AI) 붐으로 반도체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가 폭증한 가운데 회로 폭이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로 좁아지면서 공정 미세화는 한계에 봉착해서다. 대표적인 제품이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블랙웰’로, 사각형 기판 위에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서로 다른 칩을 더했다.
시장조사업체 욜그룹에 따르면 세계 최첨단 패키징 시장 규모는 지난해 460억달러(약 67조원)에서 2030년 794억달러(약 116조원)로 연평균 9.5%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욜그룹은 “최첨단 패키징을 활용해 만드는 AI 가속기(AI에 특화한 반도체 패키지)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기업들은 최첨단 패키징 기술 개발과 동시에 유리기판 등 새로운 소재를 활용한 성능 개선에도 주력하고 있다. 전통적인 패키징 재료였던 플라스틱·실리콘 기판보다 열에 강한 게 특징이다. 휨 현상이 적고, 면적을 키우는 데 유리한 것도 강점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유리기판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 TSMC 역시 유리기판을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