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때린 러 군용드론에 中 지분 투자

입력 2025-11-30 18:01
수정 2025-12-01 01:18
중국 드론 부품 업체가 러시아의 주요 군사용 드론 제조사 지분을 5% 인수했다. 값싸고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1인칭 시점(FPV) 드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 무기로 자리 잡은 가운데, 중국과 러시아가 드론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러시아 기업 공시를 인용해 중국 선전의 드론 부품 업체 선전밍화신의 실소유주 왕딩화가 지난 9월 러시아 군사용 드론 제조사 루스탁트 지분 5%를 취득했다고 보도했다. 루스탁트는 러시아군이 전장에서 대량 운용하는 FPV 공격형 드론 VT-40을 생산한다. FPV 드론은 조종사가 드론에 부착된 카메라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며 조종하는 방식으로, 가격이 수백달러에 불과해 ‘저가 소모형 무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루스탁트는 러시아 정부에 드론을 공급하고 조종사 양성을 담당해 왔으며 우크라이나·유럽연합(EU)의 제재 대상에 올라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개혁센터는 루스탁트를 “2023년 7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러시아가 FPV 드론 부품을 가장 많이 수입한 기업”이라고 지목했다.

밍화신과 루스탁트는 이미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2023년 중반 이후 밍화신은 루스탁트에 3억4000만달러 규모 드론 부품을 공급했다. 계열사 산텍스플랜트에도 1억7000만달러어치를 납품했다. 우크라이나 국방개혁센터 관계자는 “러시아는 FPV 드론 생산을 사실상 공장식 대량 생산 체계로 전환했다”며 “현재 하루 수천 대, 한 달 수만 대 생산이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생산 네트워크 중심에는 중국산 모터, 전력장치, 전자부품이 있다”며 “러시아 업체들이 단기간에 대체하기 어려운 요소들”이라고 덧붙였다.

서방의 러시아 제재가 강화될수록 중·러 간 군사·기술 공급망이 더 밀착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새뮤얼 벤뎃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드론 전문가는 “최근 중·러 군산복합체 협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중국산 부품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가 중국 업체와 지분 투자까지 한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지분 현황에 관해서는 알지 못한다면서도 “중국은 분쟁 양측에 치명적 무기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민군 겸용 기술을 엄격히 통제·관리하고 있다”고 FT에 밝혔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