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대로 증언했는데"…위증죄 날벼락 맞은 60대 모텔 사장

입력 2025-11-29 16:21
수정 2025-11-29 16:22
60대 남성이 준강간 사건 관련 법정 증인으로 나섰다 위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춘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심현근)는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63)에게 검찰측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모텔을 운영하는 A씨는 2023년 7월 17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제101호 법정에서 준강간 사건 재판의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이후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2022년 12월 새벽 3시께 남녀가 투숙했을 당시의 상황에 대해 "사건 당시 여성이 그렇게 많이 취해 보이지 않았고 차분히 남성 뒤에 서 있었다", "남성이 술에 취해 돈을 내지 못하자 여성이 재촉했고 그 말을 듣고 남성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서 계산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A씨를 위증죄로 재판에 넘겼다. A씨의 증언과 달리 사건 당일 남성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만취 상태의 여성을 데리고 와 방을 달라고 했고 남성에게서 휴대전화를 건네받아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이용해 요금을 결제했다는 것이다.

A씨 측은 "기억나는 대로 증언했을 뿐 기억에 반하는 증언을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A씨의 증언 중 '결제'에 관한 증언은 객관적 사실과 부합하지 않다고 봤다. 하지만 작은 창이 있는 계산대에서 하루에도 여러 손님을 맞이하고 남녀를 응대한 건 새벽 3시께 짧은 순간에 불과한 만큼 당시 상황을 명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만하다고 봤다.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연구되는 '기억의 재구성' 이론상 기억이 왜곡될 수도 있는 점도 고려했다. 증언 중 일부가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이유로 '기억에 반하는 증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1심은 A씨가 위증죄 처벌을 감수하면서 남성을 위해 허위 증언을 할 이유나 동기도 없다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항소심에서 "A씨가 사전에 위증을 부탁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위증의 고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사정 등을 근거로 검찰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