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모든 제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백악관 인근에서 주방위군 두 명이 아프가니스탄 국적 이민자의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졌고 이 중 한 명이 사망하자 ‘반이민’ 조치를 꺼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12시 무렵 SNS를 통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에서 승인된 불법 입국을 전면 재검토하고 “미국에 순자산이 되지 않는 외국인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바이든 불법 입국’을 끝낼 것”이라며 “미국에 득이 되지 않거나 우리 국가를 충분히 사랑하지 못하는 이는 제거할 것”이라고 했다.
또 “시민권이 없는 이에게 연방 혜택과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고, 미국 내 질서를 훼손한 이민자의 시민권을 박탈하며, 서구 문명과 양립하지 못하며 안보 위험이 된 외국인을 추방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조치를 ‘역(逆)이민’ 정책으로 규정하며 “불법·비호환적 인구를 대폭 축소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SNS에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사실상 탈레반의 승리로 끝났을 때 카불에서 탈출하기 위해 미국 공군 수송기에 600여 명이 빽빽이 들어앉은 아프가니스탄인들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프가니스탄 내 끔찍한 공수 작전의 일부”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을 금지하겠다고 한 제3세계 국가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이에 앞서 조지프 에들로 미국 이민국(USCIS)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 지시라며 모든 우려국가 출신 외국인의 영주권에 대해 전면 재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는데, 미국 이민국은 19개국을 특정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내놓은 전면 또는 부분 입국 제한 조치 대상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그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차드, 콩고공화국, 적도기니, 에리트레아, 아이티,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등 12개국에 대해선 전면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또 부룬디, 쿠바, 라오스, 시에라리온, 토고, 투르크메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7개국에는 부분 제한을 명령하는 여행 제한 조치를 내놨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3세계 국가로부터의 이민 금지’를 언급한 만큼 대상 국가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말처럼 ‘제3세계에서의 이민을 영구 금지’하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 않다. 특정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금지하는 것은 미국 이민·국적법(INA)에 규정된 의회의 입법 사항이며, 행정명령만으로는 영구 금지를 결정할 수 없다.
또 기존 이민·국적법은 이미 미국에 살고 있는 가족이 초청하거나, 취업한 경우 해당 기업의 스폰서 제도를 통해 미국 이민을 신청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현 이민·국적법이 특정 국가로부터의 이민을 영구 금지한 선례도 없다.
다만 대통령에게 국가 안보, 외교, 공공 안전 등 사유가 있을 때는 특정 국가 국민의 입국을 일시 및 조건부로 제한할 권한이 있다.
워싱턴=이상은 특파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