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초거대 의료 AI'…구글·MS에 도전장

입력 2025-11-28 17:43
수정 2025-11-29 01:21

의사의 진료를 돕는 국산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처음 등장했다. 네이버와 서울대병원은 28일 한국형 의료 인공지능(AI) 케이메드를 처음 공개했다. 서울대병원 외래·수술·처방 기록 등 3800만여 건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한 모델이다.

케이메드는 수련의와 전공의 등이 교수를 보조하듯 의사의 업무를 돕는다. 예컨대 ‘위고비 투여를 깜빡한 환자에게 어떻게 진료해야 할까’라고 질문하면 관련 문서와 가이드라인을 근거로 답변을 제시한다. 이날 공개된 케이메드는 의사 국가고시(KMLE) 기준 점수 96.4점으로 GPT-5.1(95.99점), 클로드소네트4.5(94.86점)를 앞섰다. 미국 의료AI 점유율 1위인 오픈에비던스는 69.11점에 그쳤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는 언어와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하지 못해서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빅테크를 필두로 의료AI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의료AI 시장 규모는 지난해 38조원에서 10년 뒤 891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맥킨지 글로벌 연구소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의료 분야에서 최대 연 16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료계는 케이메드가 의료진의 행정 부담을 줄여 상급 대학병원의 고질적 문제인 ‘3분 진료’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진료 기록 서식만 3000여 가지에 달하며 1년간 321만 건 이상의 문서가 작성된다. 의료AI가 이 작업을 자동화하면 진료 현장의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와 서울대병원은 케이메드를 기반으로 내년 상반기 진료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진료과별 AI 에이전트를 공개할 계획이다. 의약품 정보, 국내 의료법령, 최신 임상 가이드라인뿐 아니라 자주 변경되는 요양급여 기준 등을 반영해 업데이트형 도구로 제공한다.

케이메드는 2023년 네이버가 서울대병원에 3년간 300억원을 투입해 디지털 바이오 연구를 지원하기로 한 뒤 지난해 2월 개발에 들어갔고 이번에 결과가 공개됐다. 신성장동력을 의료AI에서 찾겠다는 네이버의 방향성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