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해킹 후 126% 뛴 코인도...입출금 중단의 역설 [한경 코알라]

입력 2025-11-28 16:24
수정 2025-11-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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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서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을 중심으로 기이한 과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해킹 사고 수습을 위해 가상자산 입출금이 중단되자 시세 괴리를 좁히는 차익거래가 차단된 탓이다. 가격 급등을 노린 투기적 거래가 쉬워지면서 보안 사고를 낸 업비트가 오히려 수수료 이익을 적지 않게 올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는 해킹 공격을 당한 전날 오전부터 모든 가상자산의 입출금을 중단했다. 이후 오르카, 메테오라, 지토 등 알트코인 가격이 폭등했다. 예컨대 지토의 경우 한때 업비트에서 글로벌 시세 대비 35%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이런 일이 벌어진 건 업비트가 해킹 사고 조사와 보안 점검을 위해 입출금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상 거래소는 해킹 등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땐 금융위원회에 보고 후 입출금을 차단할 수 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가격이 오를 때 다른 거래소에서 싼 가상자산을 가져와 파는 차익거래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균형을 맞춘다. 입출금이 중단된 뒤엔 업비트 내에서만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가격이 급등해도 해소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특정 세력에 의한 시세 조종도 쉬워진다. 시장에서는 이를 '가두리 펌핑'이라고 부른다. 물고기를 가두리에 가둬두듯 가상자산 입출금이 차단되면 한정된 유통량 안에서 시세를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린다(펌핑)는 뜻이다. 일부 가상자산 커뮤니티에서는 "한 달 넘게 가두리가 예상된다. 지금이 폭등각"이라며 투기를 부추기는 모습마저 포착됐다.

이런 과정에서 업비트는 수수료 수익을 크게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다. 업비트는 매수·매도 때 거래액의 0.05%를 수수료로 챙긴다. 보안 사고를 냈는데도 높아진 변동성 때문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수익이 늘어나는 기형적인 구조가 만들어진 셈이다.

예컨대 해킹 직전 거래량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오르카의 경우 전날 거래량이 1억개로 폭증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오르카의 24시간 거래대금(약 3300억원)을 고려해 단순 계산하면 업비트는 하루 사이 1억6000만원의 수수료를 챙겼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오르카뿐 아니라 비정상적으로 거래가 폭증한 암호화폐가 많다"며 "입출금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기적 거래에 따른 업비트의 수수료 수입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해킹 사고가 나면 단순 입출금이 아닌 서비스 자체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투자자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해킹을 기술적으로 100% 막을 수 없더라도 사고 발생 시 거래소가 오히려 이득을 보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법적으로는 피해액 보전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거래가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투자자 손해는 보상받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