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빵빵 터지는데…"이제 한물갔나 봐요" 개미들 '눈물' [종목+]

입력 2025-11-28 09:52
수정 2025-11-28 15:50

올 상반기 국내 증시의 주도주 자리를 꿰찼던 방위산업 관련주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단기 급등한 데 따른 부담감과 신규 수주 확보에 따른 상승 동력이 부재한 탓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더해 4년 가까이 이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 가능성도 투자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유럽·중동 등 해외 국가들의 무기 구매 수요가 여전히 높은 만큼 방산업체들의 실적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0.92% 내린 86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간 14.81% 하락했다. 지난 9월30일 장중 기록한 최고가 112만7000원과 비교하면 23.43% 밀린 수준이다. 지난 4일을 마지막으로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지위를 반납해야 했다.

다른 방산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대로템은 지난 한 달 동안에만 23.58% 하락했고 LIG넥스원과 한화시스템도 각각 19.69%와 15.73% 떨어졌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이들 주식을 덜어냈다. 이들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각각 2852억원과 448억원어치를 팔았고 현대로템도 115억원과 3104억원어치 순매도했다. LIG넥스원은 191억원과 145억원어치를 한화시스템은 285억원과 456억원어치를 팔았다.

주가 부진에 포털사이트의 방산주 관련 종목 토론방에서는 개인투자자의 토로가 쏟아지고 있다. LIG넥스원 주주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수출 계약을 공시했는데도 주가가 오르지 않네요"라고 속앓이했다. 이와 함께 "대세는 인공지능(AI)이고 방산주는 한물갔네요(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 6만원대에 샀는데 4만원대까지 하락해 마이너스(-) 24% 수익률을 보게 됐네요(한화시스템)" 등 개인투자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방산주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에서 주도주로 평가받았다. 탄탄한 수주잔고에 기반한 호실적이 이어지면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현대로템·한국항공우주·한화시스템·LIG넥스원 등 방산 5개사의 지난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8930억원과 3조6070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88.38%, 114.19% 늘었다. 2022년 이후 수주한 대규모 수출 사업들의 매출 인식이 늘어나면서다.

이에 따라 이들의 합산 시가총액은 3분기 말 기준 114조369억원으로 지난해 말(34조7786억원)보다 227.89% 급증했다. 문제는 주가가 단기간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확대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실적이 크게 개선돼 앞으로는 외형 성장이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받으면서 조정기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수익성 높은 수출 사업 비중이 늘어나겠지만 올해의 실적 성장 폭을 감안하면 이익 개선세의 둔화는 불가피하다"며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시적인 신규 수주 모멘텀(동력) 부재로 주가가 조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러·우 전쟁의 종식 가능성도 방산주의 투자심리를 훼손하는 요인이다. 이 전쟁이 4년 가까이 이어지면서 유럽 등 글로벌 국가들이 안보를 위해 방위비를 늘리는 경향을 보여왔던 만큼 무기 구매 수요가 한풀 꺾일 것이란 예상에서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지난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협상을 통해 새로운 종전 평화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안정적 수주잔고에 기반한 방산업체들의 실적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또 러·우 전쟁을 계기로 촉발된 글로벌 방위비 증가 추세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한결 연구원은 "내년 이후 기대되는 방산 5사의 수주 파이프라인을 고려할 때 수주잔고는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력 분쟁과 정치적 긴장 심화에 따른 방위비 지출 증가 추세 속 각국의 무기 현대화 프로젝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무기 거래 규모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며 "폴란드의 잔여 계약 이행, 기대되는 중동의 대량 수주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수주잔고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