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미국을 대표하는 카페 프랜차이즈 스타벅스를 그대로 베낀 카페에서 유명 캐릭터 '라부부' 구매권을 100달러에 판매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홍보 전문가 샐리 인은 2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평양에 있는 이 카페는 좀 흥미롭다"며 "지난번에는 바우처를 받을 수 있는 블라인드 박스 이벤트를 했는데, 이번에는 포인트를 모아 라부부 피규어를 받을 수 있다"며 "라부부 하나를 얻으려면 커피에 100달러를 써야 한다니, 정말 대단하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다.
샐리 인이 공개한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태어나 말레이시아 등을 거쳐 2018년부터 중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을 오가며 활동하는 그는 SNS를 통해 북한의 식당, 카페, 길거리와 체육관 등 다양한 사진과 영상을 게시해 왔다.
샐리 인이 게시한 사진 속 안내문에는 "라부부 구매권을 판매합니다"라며 "커피를 마시는 손님들에게는 구매권을 1달러에 판매하고, 마시지 않는 손님에게는 3달러에 판매한다. 그 구매권이 100개가 모아지면 라부부와 교환한다"고 적혀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카페의 인테리어가 담겼는데, 스타벅스 리저브 로고와 흡사할 뿐 아니라 원목과 가죽을 활용한 인테리어, 낮은 톤의 조명과 분위기 등도 비슷한 인상을 준다. 또한 곳곳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딸기 라떼'라고 적힌 메뉴 이미지도 놓여 있었다.
샐리 인은 해당 카페가 락랑애국금강관 안에 위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카페 안에는 각각의 테이블에 다수의 사람들이 얘기를 나누는 모습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해당 카페는 올해 8월 미국 뉴욕타임스를 통해서도 소개됐다.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 응한 한 중국인 어학연수생은 락랑애국금강관에 대해 "북한판 이케아로 불린다"며 "이곳에서는 가구와 주방용품, 식료품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판매하는 제품의 디자인이 스웨덴 가구 브랜드 이케아와 매우 유사하다"고 소개했다.
매장에서 판매 중인 제품은 실제 이케아 제품인지, 모조품인지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램프 등 일부 상품은 이케아에서 판매되는 제품과 포장이 동일하고, 명칭도 같았다.
이에 대해 이케아 측은 "북한에 공식 이케아 판매 채널은 없다"며 "우리는 지식재산권 침해 여부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카페는 스타벅스 리저브를 모방해 '미래 리저브'로 이름지어졌다. 스타벅스 로고의 별 대신 알파벳 'M'을 변형한 심볼이 사용된다. 커피 3잔에 25달러 정도로, 중국 유학생들도 "평양 물가는 비싸다"고 전했다.
해당 매장과 관련한 문의에 스타벅스 측은 "북한에 운영 중인 건 없다"고 밝혔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