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아파트 화재참사 44명 사망·279명 실종…주민 40% 노인

입력 2025-11-27 16:07
수정 2025-11-27 16:08

지난 26일(현지시간) 홍콩 교외지역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발생한 화재의 피해 규모가 차츰 드러나면서 1948년 176명의 사망자를 낸 홍콩 창고 화재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27일 로이터통신과 영국 BBC방송,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홍콩 북부 타이포(Tai Po) 구역의 32층짜리 주거용 아파트단지인 '웡 푹 코트'(Wang Fuk Court)에서 발생한 화재로 이날 오전까지 소방관 1명을 포함한 44명이 사망했다.

병원으로 이송된 60여명의 부상자 중 16명이 위독한 상태이며 25명은 중상을 입었다. 279명 실종자에 대한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화재 발생 이후 20여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1시 현재까지 추가적인 구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어 홍콩 역사상 최악의 인명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화재 경보 최고 등급인 5급 화재다.

1997년 홍콩 주권 반환된 이후 5급 경보는 2008년 몽콕 나이트클럽 화재가 유일했다. 당시 4명이 사망하고 55명이 다쳤다. 홍콩은 1997년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뒤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로 통치 중이다.

영국이 홍콩을 통치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역대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화재는 1948년 176명이 사망한 창고 화재다. 당시 화재는 '위험물'을 보관하던 5층짜리 창고 건물 1층에서 폭발해 발생했다.

또 1962년 홍콩 도심 삼수이포 지역에서 44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던 사건과 이번 화재의 사망자 수가 동일하다고 BBC는 분석했다.

이번에 불이 난 타이포 구역은 중국 본토와의 경계에 위치하며 정부 보조의 공공 분양주택들이 밀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보니 부유층보다는 서민층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살고 있다. 특히 2021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웡 푹 코트 아파트에 거주하던 4천600명 가운데 약 40%가 65세 이상 노인으로 파악됐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