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T 연구진 "AI, 미국 노동시장 임금의 12% 대체 가능"

입력 2025-11-27 15:36
수정 2025-11-2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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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진은 현재 도입된 인공지능(AI) 기술이 미국 전체 노동시장의 총임금 중 약 12%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6일(현지시간) MIT와 미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 공동 연구진의 새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AI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빙산 지수’를 개발했다. AI가 미국 노동인구 1억5000만 명과 상호작용하며, 각 직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시뮬레이션한 뒤 이를 임금 가치로 환산해 지수화한 것이다.

분석 결과 컴퓨팅·기술 분야 중심의 AI 도입 효과는 전체 임금 가치의 2.2%(약 2110억달러) 규모로 추산됐다. 그러나 연구진은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금융, 전문서비스 등 광범위한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히면 AI 기술의 잠재적 가치는 전체 임금의 11.7%, 약 1조2000억달러(약 176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국내총생산(GDP)·소득·실업률 같은 전통 지표는 이런 기술 기반 변동의 5% 미만만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공개된 미국 중앙은행(Fed)의 11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됐다. 베이지북은 “고용이 소폭 감소했고, 약 절반의 지역에서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며 “일부 기업들은 AI가 초급 직무를 대체하거나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높여 신규 채용이 필요없을 정도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업들이 잇따라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AI 도입 영향으로 인한 실제 감원 규모는 알려진 것보다 더 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크리스틴 잉 하버드대 교수는 CNBC에 “‘AI로 사람을 대체한다’고 말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지만 사실상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AI로 인한 대체라고 말하면 직원이나 대중, 규제 당국의 반발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미래직업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고용주 중 41%는 향후 5년 내 AI 자동화로 인한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모델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가 초급 사무직의 절반을 대체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